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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적인 EPL, 사상 첫 여성 최고 경영자 임명

중앙일보

입력

프리미어리그 사무국 수장에 오른 디아나 디니지. [AFP=연합뉴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 수장에 오른 디아나 디니지. [AFP=연합뉴스]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가 사상 처음 여성을 최고 경영자로 맞았다. 방송 분야 경영자 출신 수산나 디니지(52)가 '세계 최대 스포츠 무대'로 꼽히는 프리미어리그의 수장을 맡았다.

프리미어리그는 14일 홈페이지를 통해 "디니지를 리그 사무국의 최고 경영자로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프리미어리그 공천위원회에 속한 브루스 벅 첼시 회장은 "능력있는 사람에게 중요한 임무를 맡기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디니지는 MTV를 통해 방송 산업에 뛰어들어 채널5를 거친 뒤 2009년 디스커버리채널에 합류해 지난해 9월까지 애니멀 플래닛 채널의 사장으로 일한 전문 방송 경영인이다. 디니지는 "프리미어리그처럼 역동적이고 영감을 주는 조직에서 일하게 돼 영광스럽다"는 임명 소감을 밝혔다.

잉글랜드 축구는 그동안 보수적인 성향 탓에 여성이 주요 역할을 맡기가 쉽지 않았다. 감독, 심판 등은 물론 잉글랜드축구협회(FA) 이사진에도 지난해 초까지 여성이 단 한 명뿐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FA가 이사진 규모를 10명으로 줄이면서 여성을 최소 3명 선임하겠다고 하면서 변화 물결이 불기 시작했고, 프리미어리그 최고 수장에 여성이 오르는 일까지 이어졌다. 영국 가디언은 "디니지가 스포츠에서 가장 강력한 인물 중 한 명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 수장에 오른 디아나 디니지. [AFP=연합뉴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 수장에 오른 디아나 디니지. [AFP=연합뉴스]

프리미어리그는 디니지 최고 경영자의 취임을 통해 천문학적인 숫자로 올라간 방송 중게권 관리는 물론, 사업의 다각화에도 힘쓸 것으로 보인다. 프리미어리그 중계권 시장은 매년 커져 지난 2016~2017 시즌부터 2018~2019 시즌까지 세 시즌 영국 내 중계권료만 44억 파운드(7조4000억원)까지 이르렀다. 디니지는 디스커버리에 있으면서 산하 채널인 유로스포츠의 프리미어리그 중계권 계약뿐 아니라 올림픽, 윔블던테니스 등 굵직한 계약을 성사시킨 바 있다. 디니지는 이밖에도 브렉시트 변수에 따른 타 유럽과의 관계, 미래 고객 확보, 도박산업과의 문제 등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고 있다.

디니지는 내년 1월부터 프리미어리그 최고 경영자 역할을 본격적으로 맡을 예정이다. 앞서 19년동안 프리미어리그 최고 경영자로 일했던 리처드 스쿠다모어(59)는 프리미어리그 20개 구단이 25만 파운드씩 모아 500만 파운드(약 74억원)의 전별금을 받고 떠난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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