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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에너지 실크로드' 열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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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러시아를 거치지 않고 카스피해와 지중해를 직접 연결하는 송유관이 개통됐다. 'BTC(아제르바이잔 바쿠~그루지야 트빌리시~터키 제이한) 파이프라인'의 종착지인 지중해 항구 제이한에선 서방국가로 수출될 원유가 수일 내 처음으로 선적될 것이라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지난달 31일 전했다.

다국적 석유회사 BP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이 40억 달러(약 3조8000억원)를 투자해 4년 만에 완공한 1770㎞ 길이의 BTC 라인은 우선 하루 30만~40만 배럴의 원유를 공급하게 된다. 2009년까지 하루 공급량을 100만 배럴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는 세계 석유 생산량의 1%에 해당한다.

에너지난에 허덕이는 국가들로선 턱없이 부족한 양이지만 무엇보다 껄끄러운 러시아를 거치지 않고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숨통이 트이게 됐다.

또 송유관이 지하 1m 깊이에 묻혀 있어 지상에 노출돼 있을 때보다 테러리스트의 공격에 더욱 안전하다는 장점도 있다. 이 때문에 BTC 라인은 '21세기의 신 실크로드'로 불린다.

카스피해에는 최고 2200억 배럴의 석유와 엄청난 양의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BTC 루트는 앞으로 더욱 확장될 전망이다. BP는 아제르바이잔 샤데니스~트빌리시~터키 에르주룸을 잇는 남카스피해 가스관(SCP)도 건설 중이다.

한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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