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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수도권 광역의회 234석 '싹쓸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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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우선 전국적으로 655명을 뽑는 시.도의회의원 선거에서 한나라당은 519명을 당선시켰다. 무려 79.2%의 점유율. 부산(2곳), 대구(5곳), 경북(3곳) 등 영남권에선 아예 '한나라 파워'를 두려워한 다른 당이 후보를 내지 않아 무투표로 당선된 선거구들도 있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전국에서 광역의원을 33명(5.0%)만 배출해 71명(10.3%)이 당선된 민주당보다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2002년 지방선거에선 한나라당이 전체 609석 중 431석(70.8%)을 차지했다.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이런 '양극화 현상'은 특히 수도권에서 극심했다. 지역구 의원 정수가 96명인 서울시의회는 단 한 석도 남김 없이 한나라당에 의해 점령당했다. 인천시의회(의원 정수 30명)와 경기도의회(108명)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수도권의 비례대표 의원은 24명이다. 역시 한나라당의 압도적 승리였다고 평가되는 2002년 선거에서도 여당이었던 민주당은 서울시의회 선거에서 10석을 얻었다.

2513명을 뽑은 기초의회(시.군.구의회)에서도 한나라당은 초강세를 보였다. 한나라당 당선자는 1401명으로 전체 당선자의 절반을 넘어섰다. 역시 단독 출마로 무투표 당선된 이들도 대구와 울산에서 2명씩 있었다. 하지만 열린우리당은 543명(21.6%), 민주당은 233명(9.3%)을 당선시키는 데 그쳤다. 민주노동당과 국민중심당의 당선자는 모두 50명 남짓이었다.

이런 선거 결과에 대해 한나라당 엄호성 전략기획본부장은 "유권자들의 노무현 정권 심판 의지가 극명하게 드러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경남대 정치언론학부 김용복 교수는 "특정 정당에 의한 지방의회 독점은 지방정부에 대한 견제능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기초의회의원 선거에서 이번에 도입된 정당공천제도 사실상 한나라당 후보들을 위한 '보증수표' 구실만 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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