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민심] "정당공천제 바람직하지 않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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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빙의 승부 끝에 659표 차로 열린우리
당 박영순 후보가 5·31 지방선거 경기 구리시장으로 당선됐다.

"민심은 열린우리당을 외면했지만 현명한 구리시민들은 저를 버리지 않았습니다."

수도권 지역 69개 선거구(서울시장.인천시장.경기도지사 등 3개 광역단체장, 66개 군수.구청장.시장) 가운데 유일하게 여당 후보로 뽑힌 박영순(58) 경기도 구리시장 당선자. 그는 자신을 믿어 준 유권자들에게 고마움부터 먼저 전했다. '죽었다 살아난' 개표과정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지난달 31일 오후 개표함의 뚜껑이 열리면서부터 1일 오전 1시30분까지 한나라당 지범석(50) 후보에게 줄곧 2000여 표 차로 뒤졌다. 추격전은 자신의 텃밭인 교문동과 수택동의 투표함을 열면서 시작됐다. 오전 3시쯤 대역전의 드라마가 펼쳐졌다. 오전 3시40분 최종 집계 결과 2만9572표를 획득, 지 후보를 659표 간발의 차이로 따돌리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이로써 그는 마지막(7대) 관선 시장과 민선 2기(민주당 소속)에 이어 이번 (민선 4기)까지 세 차례 구리시장을 지내게 됐다.

그는 수도권 광역 및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들이 압승을 거둬 구리시의 고립이 우려된다는 지적에 대해 "지방자치는 정치적 요소보다 행정적 요소를 우선시하는 것이어서 초당적 협력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여당 소속이라는 이점을 살려 지역 개발을 획기적으로 앞당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당선자는 "앞으로 한나라당 소속 시의원이 다수인 시의회와의 마찰 가능성이 다소 염려된다"며 "이 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고 진정한 지방자치를 꽃피우기 위해선 기초단체장에 대한 정당공천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선거기간 중 지하철 8호선 조기 착공, 경전철 민자 유치, 특목고 유치, 고구려 테마공원 조성, 조선왕조 역사교육특구 조성, 워커힐 인근 한강변 100만 평에 꽃공원 조성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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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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