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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오프 토론방] 한나라당의 세대교체론 반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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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세대교체는 국민이 해주는 것이다. 국민의 의식수준도 높아지고 있으니 인위적인 세대교체가 아니라도 옥석은 가려질 것이다. 새 것만이 옳은 길이고 신세대만이 바른 선택이라고 하는 무의식적인 편견이야말로 위험하다. 물론 환경변화에 따라 카멜레온같이 색깔을 바꿔가며 생존해온 기회주의자들도 있겠지만 모두를 그렇게 몰아버리는 것은 그야말로 매도요, 흑백논리다. 한나라당의 정체성과 노선을 잃어버리는 인기영합식 세대교체라면 오히려 퇴보를 의미한다.

▶혁명식 변화에는 반대하지만 한나라당도 환골탈태해야 한다. 중진들은 자리에 연연하지 말라. 경륜 때문에 어른이 필요한 것이라면 2선에서 조용히 뒷받침하면서 옳은 길을 가르쳐주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세상은 갈수록 빨라지고 젊어지는데 욕심으로 대사와 나라의 운명을 그르쳐서야 되겠는가? 다만 인위적으로 나이를 따져 선을 긋는 것은 반대한다.

▶세대 자체는 능력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며 국민이 원하는 인물이라는 보장도 없다. 노장의 경륜과 지혜를 소장의 개혁의지와 새로운 가치에 접목하는 것이 이상적일 것이다. 경륜과 지혜, 개혁의지와 새로운 사회가치에 대한 통찰력을 갖춘 인물로 교체해야 한나라당이 새롭게 태어날 수 있다.

▶인위적인 세대교체론은 편가르기로 빠져들기 쉬우며 구(舊)시대적 당파를 결성하는 계기가 되기 쉽다. 소모적인 논쟁을 삼가고 민심을 읽어야 한다.

▶세대교체를 주장하는 측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생각해 보라. 지난 선거에서 소장파가 국회에 많이 진출했을 때 국민은 많은 기대를 했다. 그렇지만 4년간 그들이 무엇을 변화시켰는가. 별다른 비전을 제시하지도 못하고 세대교체부터 주장하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