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수상, 2차대전의 침략성 부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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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동경=연합】「다케시타」(죽하등) 일본수상이 2차대전이 침략전쟁이었는지 여부는 후세의 역사가들이 규정할 일이라는 모호한 답변으로 침략을 부인하고 나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다케시타」 수상은 18일 중의원예산위원회에서 「후와·데쓰조」(불파철삼)공산당 부의장의 질문에 답변하는 가운데 2차대전이 침략전쟁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여러가지학설이 있다면서 『(2차 대전에) 침략행위가 있었는지는 몰라도 전쟁전체를 침략전쟁으로 규정하는 것은 학문적으로 매우 어려운 것으로 본다』고 말해 침략성을 부인했다.
「다케시타」 수상은 「후와」부의장이 『역사적으로 규정이 끝난 사실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취해서는 안된다』고 지적, 『일본과 군사동맹을 맺었던 독일의 「히틀러」가 유럽에서 일으킨 전쟁은 침략전쟁으로 보느냐』고 물은데 대해 이같이 말했다.
「다케시타」 수상의 이같은 답변은 『2차 대전은 침략전쟁이었던 것으로 생각한다』는「나카소네」(중증근강홍) 전수상의 입장보다 크게 후퇴한 것이다.
「다케시타」 수상은 취임직후인 87년2월 중의원 예산위원회와 지난 14일 열린 중의원 본회의에서도 비슷한 답변을 했었다.
「다케시타」 수상은 전후 극동군사재판을 방청한 자신의 경험을 설명하면서 『학문적 입장에서 침략전쟁은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2차 대전에서) 대단히 슬픈 행위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전쟁자체를 침략전쟁으로 규정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다케시다」 수상은 「후와」부의장이 『당사자인 서독에서도 이미 평가가 끝난 문제』라며 『학문적 입장을 묻는 것이 아니라 전쟁에 대한 수상의 자세를 묻는 것』이라고 다그쳤으나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도 여러 가지 논의가 있었지만 과거의 전쟁이 우연에 의한 것이었는지, 아니면 자위를 위한 것이었는지를 총괄, 침략전쟁이었는지 여부를 규정하는 것은 역시 후세의역사가들이 평가할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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