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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로버츠 감독 4년 계약 합의

중앙일보

입력

LA 다저스가 데이브 로버츠(48) 감독과 4년 계약을 새로 체결할 전망이다.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선발투수 리치 힐을 교체하며 공을 받아드는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 [연합뉴스]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선발투수 리치 힐을 교체하며 공을 받아드는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 [연합뉴스]

MLB.com의 베테랑 기자 켄 거닉은 7일 소식통을 인용, 다저스와 로버츠 감독이 재계약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로버츠 감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다저스를 월드시리즈로 이끈 공로가 있으나 선수 기용이 매끄럽지 못해 2년 연속 준우승에 그쳤다. 월드시리즈 중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로버츠 감독의 투수 교체를 비판하기도 했다. 현지 팬들도 로버츠 감독에 대해서 호의적이지 않지만 다저스는 로버츠 감독을 또다시 선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로버츠 감독은 2016년 3+1년 계약으로 다저스 사령탑에 올랐다. 내년엔 다저스 구단이 1년 계약에 대한 선택권(옵션)을 행사하는 시즌이다. 다저스는 기존 계약을 파기하고 아예 장기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다저스가 옵션을 행사할 경우 내년 로버츠 감독의 연봉은 100만 달러(약 11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새로 계약을 체결하면 연봉이 오를 전망이다. 계약 기간(4년)도 긴 편이다.

결국 앤드류 프리드먼(49) 다저스 야구부문 사장의 입김이 작용했다. 로버츠 감독을 영입한 프리드먼 사장은 실질적인 다저스의 컨트롤 타워다. 선수구성 등 프런트의 업무는 물론 선수기용에 대한 권한까지 로버츠 감독을 통해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임 돈 매팅리 감독은 프리드먼 사장의 간섭을 견디지 못하고 다저스를 떠났다. 반면 로버츠 감독은 프리드먼 사장과의 관계가 좋다.

로버츠 감독은 재임기간 중 287승 200패(승률 58.9%)를 기록하며 3년 연속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다저스가 2년 연속 월드시리즈에 오른 건 1977~78년 후 역사상 두 번째다. 다저스 전력이 워낙 좋다고 해도 로버츠 감독이 팀을 무난하게 이끈 점을 부정할 수 없다.

지난 몇년 동안 다저스는 월드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막대한 자금을 투자했다. 월드시리즈 진출까지는 성공했으나 챔피언이 되기에는 어딘가 부족했다. 로버츠 감독을 탓하는 목소리도,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를 원망하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다저스는 대대적인 변화를 선택하지 않았다. 옵트아웃(계약기간 중 자유계약선수가 될 권한)을 선언한 커쇼와 3년총액 9300만 달러(약 1045억원)에 새로 계약했다. 이어 로버츠 감독의 손도 다시 잡았다. 기존 전력을 최대한 유지하기로 방향을 잡은 것이다.

다저스의 남은 퍼즐은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2선발 류현진과 포수 야스마니 그랜달이다. 다저스는 이미 둘에게 퀄리파잉 오퍼(QO)를 했다. 류현진이 이를 받아들이면 메이저리그 상위 125명의 평균 연봉(2019년 기준 1790만 달러·약 200억원)을 받고 내년에도 다저스에서 뛴다. 연봉이 높지만 계약기간이 1년이라는 점은 아쉽다.

보스턴 홈 구장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 역투하는 류현진. [연합뉴스]

보스턴 홈 구장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 역투하는 류현진. [연합뉴스]

공은 류현진에게 넘어갔다. QO를 재계약 제시로 보긴 어렵다. QO를 거절하면 류현진은 다른 팀과 계약해야 한다. 류현진을 얻은 팀은 다저스의 신인 지명권 일부를 내줘야 하는 부담이 있다. 때문에 선수가 QO를 받아들이는 경우는 10%도 되지 않는다. 그러나 류현진은 부상 경력이 있어 QO를 수용할 가능성이 다른 선수들보다 높아 보인다. 익숙한 홈 구장 다저스타디움에서, 류현진을 잘 아는 로버츠 감독과 함께 1년 더 뛰는 건 나쁜 선택이 아니다. 류현진은 QO 수용 여부를 13일까지 정해야 한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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