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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宋교수 입국 스케치] "37년만에 조국땅 밟아 감개무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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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송두율(宋斗律)교수는 이날 감색 양복 차림에 굵은 테 안경을 끼고 입국 심사대에 섰다. 가족과 함께 입국 심사를 마친 宋교수는 송영배.김세균(이상 서울대).양재혁(성균관대)교수, 김언호 한길사 사장 등 지인 10여명의 환영을 받았다.

기자회견에서 宋교수는 "37년 만에 조국 땅을 밟아 감개무량하다"며 "먼저 아버지 선영을 찾아뵙고 싶다"고 말했다.

宋교수의 두 아들은 "아버지는 한국 근대사를 위해 혼자 무거운 짐을 져 오신 분"이라며 "아버지의 꿈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도와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宋교수를 동행한 박호성(서강대 정치학)교수는 "宋교수의 귀국은 냉전을 종식시키는 사건"이라며 "비행기 안에서 한국 사회에 대해 오리엔테이션을 해줬다"고 말했다.

공항 영접장 2층에서는 宋교수의 어머니 박노희씨가 부축을 받으며 기다리고 있었다. 朴씨는 "당뇨 때문에 대답할 수 없다"며 양해를 구한 뒤 계속 울음을 터뜨렸다.

宋교수에 대한 체포영장을 든 국정원 직원들은 김형태 변호사와 접촉, "자진 출두하겠다"는 약속을 받고 영장집행을 유보했다.

김창호 전문위원, 김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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