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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축구, 삼바에 '허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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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축구대표팀(안종관 감독)이 처음 밟은 월드컵 본선 무대 첫 경기에서 완패했다.

한국은 22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 DC RFK구장에서 열린 미국여자월드컵 B조 1차전에서 브라질에 0-3으로 졌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5위인 한국이 1999년 월드컵대회 3위팀이자 FIFA 랭킹 6위팀인 브라질을 상대하기엔 힘이 부쳐보였다. 의욕은 대단했다. 시작 휘슬이 울리자마자 한국 선수들은 브라질 선수들을 미드필드에서부터 강하게 압박했다.

브라질 공격수들은 한국 수비에 밀려 제대로 전진조차 하지 못했다. 지난 월드컵에서 7골로 실버볼을 차지한 시시와 팀의 리더 로젤라이 등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이 대부분 빠진 브라질은 우왕좌왕하는 기색이었다. 이대로 몰아붙이면 브라질의 기세를 꺾어놓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페널티킥 하나가 모든 것을 날려버렸다. 브라질은 전반 14분 김결실의 핸들링 반칙으로 얻은 페널티킥을 마르타가 성공시키며 경기의 주도권을 순식간에 장악했다.

한국은 후반에 다시 뛰기 시작했으나 브라질은 정교한 일대일 패스와 절묘한 뒤꿈치 패스로 한국의 압박을 요리조리 피해나갔다.

승부에 쐐기박기는 2002시즌 미국여자프로리그(WUSA)에서 21골로 득점왕에 오른 카티아의 몫이었다. 후반 10분, 카티아는 페널티 지역 정면 오른쪽에서 연결된 패스를 가볍게 골대 안으로 밀어 넣었다.

그리고 7분 후 한국 수비의 오프사이드 함정을 가로지르며 자신의 두번째 골을 뽑아냈다. 한국은 마지막까지 이를 악물고 뛰었지만 후반 24분 박은선의 결정적인 슛이 골키퍼에 막히는 등 첫 골을 넣는 데 실패했다. 한국은 25일 같은 장소에서 프랑스와 2차전을 연다.

한편 '죽음의 조'로 불리는 A조에서는 지난 대회 우승팀인 미국이 난적 스웨덴을 3-1로 눌렀다. 미국은 나이지리아를 3-0으로 완파한 북한과 조 1위를 다툴 것으로 예상된다.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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