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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체 33% 이자 낼 돈도 못벌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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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올 상반기 중 국내 제조업체 세곳 중 한곳은 영업활동에서 번 돈으로 이자도 제대로 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2월 주요 결산법인 1천3백35개(금융업 제외)를 대상으로 조사해 22일 발표한 '상반기 기업경영 분석'에 따르면 벌어들인 영업이익으로 갚아야할 이자(금융비용)를 나눈 이자보상비율은 4백56.4%로 지난해 같은 기간(3백55.4%)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 하지만 금융비용이 영업비용보다 많은(이자보상비율 1백% 미만)업체의 비중은 33.3%로 1년 전(28.8%)보다 4.5%포인트나 상승했다.

제조업 전체의 이자보상비율이 높아졌음에도 1백% 미만 업체 비중이 증가했다는 것은 우량업체와 비우량업체 간의 '부익부 빅인빈' 현상이 심화하면서 한계기업이 증가했다는 뜻이다.

수출 호조 등으로 제조업체의 매출액은 늘어났지만(3.7%→6.2%)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매출액에서 경상이익이 차지하는 비중(매출액 경상이익률)은 낮아져(9.2%→7.3%) 실속없는 장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1천원어치를 팔았을 때 1년 전에는 92원 벌던 것을 올해에는 73원을 벌어들이는 데 그친 셈이다. 그만큼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는 뜻이다. 제조업체의 15.1%는 1천원어치의 물건을 팔았을 때 10원 이상을 손해본 것(적자업체)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기업이 설비투자를 유보하는 대신 차입금을 갚은 탓에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1백5.8%)보다 크게 떨어져 1백1.6%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1백67.3%)과 일본(1백62.5%)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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