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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 플러스] 우리카드 6400억 증자에 우리銀 반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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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우리카드 처리 문제를 놓고 우리금융지주와 주력 자회사인 우리은행이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우리은행 카드 부문과 옛 평화은행 카드 부문을 합쳐 출범한 우리카드가 불과 1년여 만에 부실이 커지면서 골칫덩어리가 됐다.

22일 금융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최근 우리카드에 6천4백억원의 증자를 결의했다. 우리카드 부실을 메우기 위해 상반기에 2천억원을 증자한 데 이어 2차 증자가 곧 이뤄진다.

그런데 우리금융이 증자 대금 중 3천8백억원을 우리은행에서 전례없는 중간배당을 받아 충당하기로 하면서 상반기에 벌어들인 당기순익(5천5백97억원)의 60%를 토해내야 하는 우리은행 측은 "밑빠진 독에 물붓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힘들여 번 돈을 관계회사 손실을 메우는 데 내놓으라니 허탈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막대한 손실에 대한 문책도 없이 수천억원을 지원해주면 도덕적 해이만 부추길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측은 우리카드의 연체율 관리 실패는 물론, 우리금융의 우리카드 경영전략과 인사정책 실패도 문제삼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카드업계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 지난해 초에 분사를 강행했고, 카드사 경영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임원진을 선임해 리스크 관리에도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우리은행은 우리카드가 별도법인 체제를 유지할 경우 추가 부실도 떠안을까 걱정하고 있다. 따라서 국민카드와 국민은행의 통합 모델처럼 차제에 우리카드를 우리은행과 합치자는 입장이다.

은행과 통합하면 조달금리를 2%포인트 낮추고, 은행의 우량고객을 카드 마케팅에 활용하는 등 장점이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금융 관계자는 "우리카드를 먼저 정상화한 뒤 문책 등은 논의하되 통합 문제는 거론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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