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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허리 가늘어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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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주가가 하락하면서 주식시장을 외면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막강한 자금력으로 영향력을 넓혀온 것과는 대조적이다.

22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9일까지 개인들의 매매 비중은 67%를 기록했다. 개인 비중이 60%대로 내려간 것은 1995년(65%) 이후 8년 만이다.

개인 비중은 코스닥 열풍이 불기 시작하던 98년 77%로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이후 내림세로 돌아서 지난해 71%를 기록했다. 특히 올 1분기 새 정부 출범에 따른 불확실성이 증가한데다 북한 핵 문제와 미국-이라크 전쟁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개인 비중이 62%까지 내려갔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외국인들의 거래 비중은 95년 4%에서 해마다 증가해 올해 14%까지 올라갔다. 투신.증권.은행 등 기관투자가들의 비중은 95년 26%에서 올해 15%로 줄었다. 더욱이 올 3분기 외국인 비중(15.2%)이 기관 비중(14.5%)을 앞지르는 역전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외국인들은 주가가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한 5월 말 이후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8조원어치가 넘는 주식을 샀다. 그러나 개인들은 이 기간 중 5조원어치에 가까운 주식을 처분했고, 기관들도 4조원 넘게 팔면서 상승세에 편승하지 못했다.

한 증시전문가는 "외국인들의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이들이 주식을 사고 팔 때마다 주가가 급등락하는 천수답 장세가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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