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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도산 안창호 선생의 가족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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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항일 독립운동가 도산 안창호(1878~1938) 선생의 큰딸인 안수산(88)씨의 올곧은 삶을 담은 '버드나무 그늘 아래'(문학세계사)가 발간됐다.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저술 활동을 하고 있는 존 차씨가 지은 이 책에는 일제 침략기 무실역행(務實力行)을 역설하며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는 데 진력했던 도산 선생의 조국애와 가족애, 여성의 한계를 뛰어넘으려 여느 미국 여성보다 치열하게 살았던 안수산씨의 사연 많은 삶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특히 도산이 미국에서 활동하던 시절 친지들과 사냥한 후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 또 당시 우익 진영에서 그를 볼셰비키 지도자로 몰아 미국 정부에 보낸 투서 등이 처음으로 공개돼 주목된다.

1943년 미국 해군장교학교를 졸업한 안수산씨는 미국 해군 최초로 여성 포격술 장교로 임명됐다.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그는 "일본군에 맞섰던 아버지의 싸움을 이어가기" 위해 해군에 입대했다. 그는 전쟁이 끝난 후에도 미국 국가안보국(NSA)에서 비밀정보 분석가로 활동하며 아버지의 나라, 즉 조국에 대한 사랑을 늦추지 않았다.

책에선 도산 선생의 인간적 체취도 엿볼 수 있다. 안씨는 부친이 틈만 나면 정원에서 꽃과 나무를 가꾸다 호박.상추 등 야채를 심어야 한다고 주장했던 어머니와 다투던 모습 등을 따뜻한 시선으로 돌아보고 있다. 안씨는 다음달 4일 방한, 연세대.흥사단 등에서 도산 선생과 관련된 특강을 할 예정이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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