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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션, 투자자 몰리고 공급 늘어나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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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여름철 휴가 숙소로 인기를 끈 펜션(유럽형 고급 민박)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내년부터 관광펜션이 도입돼 펜션사업이 활성화될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 데 이어 9.5 재건축 안정대책으로 재건축 아파트의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마땅한 투자 대상을 찾지 못한 부동자금이 펜션으로 옮겨갈 조짐이다. 분양도 잘 되자 업체들이 잇따라 이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여름 휴가철과 추석 연휴를 지나면서 요즘 펜션 분양 업체엔 문의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파인건설은 지난 6월 분양을 시작해 현재 60% 정도의 계약률을 보이는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무이리 파인빌리지Ⅱ에 문의가 크게 늘면서 다음달까지는 모두 분양이 끝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 김유진 과장은 "재건축 투자가 막히자 펜션 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투자자들이 많은 것 같다"며 "은행금리보다 나은 임대 수익률이 안정적인 펜션 투자 매력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프라임탑이 평창군 봉평면 평촌리에 내놓은 프라임밸리도 분양이 마무리되면서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에 마련한 모델하우스를 최근 철거했다. 프라임탑 오세윤 실장은 "전반적으로 부동산시장이 가라앉긴 했지만 펜션이 주5일 근무제 등으로 앞으로 유망한 투자상품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이자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펜션업계는 굿모닝시티 사건에 따른 상가시장 불안, 재건축 투자 위축 등으로 서울 강남권 아파트 투자 여건이 나빠진 데 따른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분양가 인하 등으로 투자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제주도 북제주군에 펜션을 분양하는 모 업체는 이달 들어 분양가를 2천만~3천만원 내렸다. 티붐닷컴은 경기도 가평군 대성리에 비타빌라지오의 설계를 1백10평형 위주에서 50평형 중심으로 바꿨다. 투자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서다.

후분양을 실시하는 펜션도 증가 추세다. 펜션분양에는 사전 허가 등 별다른 제도적 안전장치가 아직 없기 때문에 투자자들에게 사업 안전성 등에 대한 신뢰감을 주기 위해서다.

신세계건설은 북제주군 조천읍 선흘리에 황토마을을 지은 뒤 최근 분양에 나섰다. 렛츠고펜션은 강원도 춘천시 남면 관천리 청평호수 인근의 청평단지를 지난 5월 완공하고 시범 운영해 다음달 분양키로 했다.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40여곳이던 펜션업체가 지난 8월 이후 5~6곳 더 늘어났다. 강원도 평창.수도권.충남 태안.제주도 등에 머물렀던 펜션이 동해안과 남해안.호남지역에도 들어설 움직임이다.

펜션컨설팅 업체 관계자는 "남해안과 지리산 부근에 땅을 갖고 있다며 시공사를 찾는 문의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주 5일 근무제 등으로 펜션 고객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지만 일부 지역에 공급 과잉 우려가 있고 부지 확보, 인.허가 등 사업절차가 불확실한 곳도 있어 입지 여건과 예상객실 가동률 등을 따져봐야 한다고 충고한다.

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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