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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진호는 누구? “웹하드 왕회장…업계에선 전설로 통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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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보도전문매체인 뉴스타파가 30일 공개한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직원 폭행 영상. [사진 뉴스타파=연합뉴스]

탐사보도전문매체인 뉴스타파가 30일 공개한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직원 폭행 영상. [사진 뉴스타파=연합뉴스]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웹하드 업체 ‘위디스크’의 전 직원을 폭행하는 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면서 그의 정체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양 회장은 지난 7월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디지털 성범죄 실태를 고발하며 웹하드 업계의 왕회장으로 지목한 인물이다.

양 회장은 업계 매출 1위 ‘위디스크’와 3위 ‘파일노리’를 동시에 운영하던 웹하드 업계의 큰손이었다.

[사진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사진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최종서 변호사는 당시 방송에서 “위디스크는 웹하드 업계에서는 거의 신격화돼 있는 업체”라고 말했다. 전세준 변호사 역시 “(양 회장이) 업게에서는 전설로 통하더라. 다 회장이라고 부른다”며 “이 사업을 통해서 상당한 재력을 가진 거는 맞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당시 방송에서는 웹하드 카르텔의 중심에 양 회장이 있다고 봤다. 바른미래당 김삼화 의원에 따르면 웹하드 업체는 몰카 등 불법 영상을 걸러내는 필터링 업체를 실소유하고, 불법 영상을 계속 유통한다. 이 필터링 업체는 또 디지털 성범죄 영상을 삭제해주는 디지털 장의사 업체를 차려 피해자들에게 돈을 받고 영상을 삭제해주고 있다.

[사진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사진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이에 대해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이 양 회장과의 연락을 시도했지만 한국미래기술 관계자는 “사장님께서는 5년 전 웹하드 쪽은 은퇴하시고 이제 로봇만 만들고 계신다”며 인터뷰를 거절했다. ‘실소유주면 관계가 없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는 제작진의 질문에 “관계가 없다고 말씀하신 게 아니다”라면서도 “더는 할 말이 없다”며 급히 전화를 끊었다.

양 회장은 지난 2011년에도 인터넷에서 수집한 저작물을 불법 유통한 혐의로 적발돼 구속된 바 있다. 양 회장은 당시 영화와 드라마 등의 저작물 5만여건을 ‘위디스크’와 ‘파일노리’에 업로드해 11억여원의 수익을 올렸으며 방송사 등 저작권자와 계약을 맺고 제공받은 콘텐츠의 다운로드 건수를 조작해 저작권료를 가로챈 혐의를 받았다. 그가 챙긴 저작권료는 152억원에 달했다. 당시 검찰이 밝힌 위디스크의 연 매출은 250억원, 파일노리는 150억원이었다.

해당 방송 이후 경찰은 불법 음란물 유포 혐의로 양 회장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지난달 양 회장을 출국 금지하고 웹하드 업체 사무실과 양 회장 집을 압수수색한 뒤 최근 양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한편 탐사보도전문매체인 뉴스타파는 30일 양 회장이 지난 2015년 4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위디스크 사무실에서 전직 직원을 폭행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위디스크 관계자는 뉴스타파를 통해 "양 회장이 이런 폭행 영상을 찍게 지시하고, 영상을 기념품으로 소장했다"고 밝혔다.

남부지방경찰청은 양 회장에 대한 수사를 진행해온 만큼 전 직원 폭행 사건을 병행 수사할 방침이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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