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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황경택 쌤과 자연이랑 놀자 8.단풍잎

중앙일보

입력

8.단풍잎
울긋불긋 단풍이 알려주는 나무의 속사정

제법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날씨입니다. 무더웠던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가을이 깊어집니다. 가을이 되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울긋불긋 형형색색으로 물들어가는 나뭇잎입니다. 공원·산 등 여기저기 단풍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주말이면 단풍 구경 행렬에 도로가 막힐 정도입니다. 정말 단풍은 곱지요. 그런데 단풍은 왜 생기는 걸까요? 추우니까요? 추워지면 왜 그럴까요?

나무는 뿌리로 물을 빨아들이고 광합성을 하면서 다시 잎으로 물을 내뿜습니다. 그래서 잎 자체에 물이 많은데, 그게 얼면 잎의 조직이 파괴되고 죽게 돼요. 갑자기 얼어서 죽으면 그 부위가 노출되고 상처로 인해 세균이 침투할 수 있죠. 어차피 죽을 잎이라면 미리 준비해서 죽게 하는 쪽을 선택한 겁니다. 잎이 줄기와 붙어있는 부분에 ‘떨켜’라는 조직이 있는데 가을이 되면 떨켜가 물과 양분이 오가는 통로를 막아 버립니다. 물과 양분의 이동이 어려워지면 잎은 서서히 죽게 되는데요. 죽어가면서 초록색은 사라지고, 잎이 가진 카로티노이드·안토시아닌·타닌 등 색소의 종류와 양에 따라 그 빛깔이 겉으로 드러나죠.

물을 제대로 빨아들이지 못하는 것도 잎을 떨어뜨리는 이유입니다. 겨울이 되면 땅이 얼어서 땅속뿌리가 물을 빨아들이는 것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죠. 광합성을 하려면 물을 사용해야 하는데, 증산작용으로 식물 속 물이 잎을 통해 수증기로 나가는 동안 뿌리가 물을 흡수하지 못하면 나무는 결국 말라죽겠죠. 이런 이유로 나무는 추워지면 잠시 광합성을 멈추고 쉰답니다. 여름 내내 만들어놓은 양분은 열매도 되고 저장도 되어, 겨울을 나고 이듬해 봄에 새로운 생명을 시작합니다. 나무 중에도 소나무 같은 바늘잎나무나 사철나무 같은 늘푸른나무들은 겨울에도 잎을 달고 있습니다. 잎의 수명이 길기 때문인데요. 추위에도 강하고 물도 많이 사용하지 않아서 굳이 잎을 빨리 떨어뜨리지 않아도 되는 것이죠.

단풍은 무엇보다도 색깔이 무척 아름답습니다. 인간들이 색깔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예술적 감성을 갖게 된 것은 모두 자연이 가진 색들을 오랜 시간 봐오고 습득했기 때문입니다. 가을이 되면 세상은 온통 자연이 그려놓은 한 폭의 그림 같죠. 다양한 물감으로 여기저기 채색한 것 같지요. 많은 예술가들은 오랜 세월 자연이 만들어놓은 멋진 그림을 보면서 영감을 얻고 흉내 내고자 노력해왔을 겁니다. 인간의 문화와 예술은 우리의 것만이 아니라 오랜 세월 함께해 온 자연의 덕분입니다. 우리 주변에 어떤 종류의 나무가 어떤 색으로 물드는지 둘러보면서 나만의 팔레트를 가꿔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단풍잎 크레파스
단풍잎으로 크레파스처럼 그림을 그려본다.
1. 도화지에 매직이나 네임펜으로 그림을 먼저 그린다.
2. 주변에서 여러 색깔의 나뭇잎을 찾아온다.
3. 나뭇잎을 크레파스처럼 잡고 종이에 칠해본다.
4. 색을 다 칠하면 그림 완성!

* 종이가 너무 얇으면 찢어질 수 있으니 조금 두꺼운 종이를 쓰는 게 좋다.
* 이파리 색과 비슷하게 나오는 게 대부분이지만 겉으로 보는 것과 다른 색깔이 나오는 것도 있다. 왜 그런지 생각해보자.
* 나뭇잎보다 풀잎으로 문지르면 색이 더 잘 나온다. 흙이나 나뭇가지 등 다양한 자연물을 활용해서 칠해보자.
* 각자 색칠한 그림을 전시하고 다른 친구의 작품을 감상하는 것도 좋다.

글·그림=황경택 작가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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