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애플 CEO “내가 게이인 건 신이 준 가장 큰 선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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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 애플 CEO. [AFP=연합뉴스]

팀 쿡 애플 CEO. [AFP=연합뉴스]

4년 전 미 경제전문지 포천이 선정한 500대 기업 최고경영자(CEO)로서는 최초로 커밍아웃한 팀 쿡 애플 CEO가 “내가 게이인 것은 신이 준 가장 큰 선물”이라고 밝혔다.

쿡은 24일(현지시간) 미국 CNN 인터내셔널과 공영방송 PBS를 통해 방영된 유명 앵커 크리스티안 아만푸어와의 인터뷰에서 “남다름을 결심한 것에 대해 매우 행복하다. 매우 자랑스럽다”며 “게이인 것은 신이 내게 준 가장 멋진 선물”이라고 말했다.

그가 커밍아웃을 한 2014년 10월에는 이미 그의 성 정체성이 의심된다는 루머가 파다한 때였다. 커밍아웃을 결심하게 된 데는 미국 전역에서 보내오는 어린이들의 편지가 계기가 됐다고 한다.

쿡은 “내가 게이라는 얘기를 인터넷에서 읽었다며 아이들이 편지를 보내왔다”며 “그들의 편지에는 성 정체성 때문에 쫓겨나거나 모욕을 당하고 놀림을 당했다는 얘기가 적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매우 개인적인 사람이지만, 다른 이들의 커밍아웃을 도울 수 있는데도 침묵하는 것은 이기적이라고 생각했다. 쿡은 “나는 그들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 했다”며 “동성애자들도 여전히 인생에서 큰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쿡은 자신이 포천 500대 기업 CEO 가운데 첫 커밍아웃을 했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으며 이것이 리더로서 자질에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그는 “나는 소수가 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됐다. 소수의 사람이라고 느끼면서 다수에 속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공감할 수 있게 됐다”며 “편견에 사로잡혀 툭툭 던지는 발언은 이제 내게 둔감한 일이 됐다. 비난이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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