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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화두로 등장한 '인도 경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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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12년째를 맞은 이번 포럼에 처음 등장한 주제는 '약진하는 인도 경제'였다.

참석자들은 인도 경제의 성장세에 큰 관심을 보이면서도 인프라 확충 등 인도가 풀어나가야 할 과제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했다.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전 총리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인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지만 어느 한 나라나 두 나라에 힘이 몰려선 아시아의 공동체는 결코 이뤄질 수 없다"고 말했다.

토론에서 인도 경제의 현황에 대한 설명에 나선 이샤 알루와리아 인도국제경제관계연구소 회장은 "과거 25년간 인도의 빈곤층 비율은 50% 전후에서 26%로 떨어질 정도로 높은 성장을 이루고 있다"며 "이미 인도는 정권이 바뀌어도 개혁노선이 계속되는 개방형 경제체제로 바뀌었다"고 강조했다.

인도의 대표적 정보기술(IT) 기업인 '위프로'의 아짐 프렘지 회장은 "인도의 강점은 무엇보다 25세 미만이 인구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젊은 나라'라는 데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세대는 소비를 중시하며 미국의 베이비붐 세대처럼 인도 경제를 앞으로 수십 년 이상 지탱하는 힘이 될 것"이라며 "현 추세대로만 가면 2050년에는 인도가 미국.중국.일본.러시아와 함께 주요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참석자들은 인도 경제의 문제점으로 인프라 부족을 집중적으로 지적했다. 프리츠 반다이크 네슬레 부사장은 "인도에서 비즈니스 기회는 많지만 특유의 과제가 있다"며 "그것은 인프라 확충이 중앙정부에 의한 톱다운(top-down) 방식이 아닌 주(州)정부가 권한을 갖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인도의 산업정책 입안에도 직접 관여하고 있는 알루와리아 회장은 "최근에는 규제를 완화해 민간부문의 생산성 향상을 이뤄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정부계열의 공사가 독점하던 철도 컨테이너 물류 부문을 올해 민간에 개방해 생산성 향상을 이뤄내고 있다는 사실을 예로 들었다. 그러나 민간기업을 운영하는 프렘지 회장은 "다른 국가에서 인도의 인프라에 대해 걱정하는 것은 잘 알고 있다"며 "통신이나 도로 분야의 인프라는 많이 좋아졌지만 전력이나 수자원 분야에선 아직 효과가 미미한 것 같다"며 다소의 온도차를 보였다.

프렘지 회장은 또 일본 기업의 인도 진출이 한국에 비해 늦었던 점을 감안한 듯 "인도에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한국 기업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일본 기업도 인도 시장에 적극 뛰어들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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