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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금맥」 레슬링-과학 연구소 만든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레슬링 협회가 경기 단체로는 처음으로 「레슬링 과학 연구소」를 설립한다.
대한 레슬링 협회는 26일 서울 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를 포함, 모두 9개의 메달을 따내 소련에 이어 세계 2위의 레슬링 강국으로 떠오른 한국 레슬링의 장기 기술 발전과 각종 데이타의 과학적 분석을 위해 신갈 소재 레슬링 전용 체육관내에 레슬링 과학 연구소를 설립키로 했다.
이를 위해 협회는 우선 첫 단계로 올해 안에 5천만원 정도의 예산을 투입, 컴퓨터를 설치하고 전담 연구 요원을 확보해 본격적인 연구 활동을 위한 기초 작업을 진행시킬 예정이다.
레슬링 과학 연구소는 1단계 사업으로 ▲각종 국제 대회의 비디오 자료를 체급별로 분석, 보관하고 ▲세계 챔피언급 선수들에 대한 장·단점 등 자료의 전산화 ▲코칭 스태프의 질적 향상을 위해 레슬링 기술 정보 및 해외 정보의 도입·분석 등에 주력하게 된다.
레슬링 과학 연구소 초대 소장으로 내정된 김창규 (국민대 스포츠 과학 연구소 소장) 박사는 『레슬링만을 위한 과학 연구소는 세계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하고 동구권 등 선진국에서는 스포츠 과학 연구소에서 도맡아 하고 있으나 한국은 지난해 이건희 회장이 선수들과의 간담회에서 레슬링도 기업에서와 같이 지속적인 기술 개발과 체력 향상에 힘을 기울여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강조,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소 설립을 추진토록 하라는 지시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라고 했다.
김 박사는 『올해는 데이터 수집과 분석 등 연구 활동을 위한 기반 조성의 해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내년부터는 2단계 사업으로 『선수들의 근육 발달 정도와 생리적 특성 등을 연구해 각 선수의 특성에 맞는 기술 개발과 체급 등까지 조절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박사는 또 연구의 진전에 따라 FILA (국제 아마 레슬링 연맹) 과학 위원회의 협력을 받아 동구권 스포츠 강국과 공동으로 스포츠 과학 연구 활동을 벌일 예정이라고 말하고 이를 위해 세미나 등을 개최, 세계적인 스포츠 과학자들을 한국에 불러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레슬링 협회는 레슬링 과학 연구소 등을 포함한 레슬링의 장기 발전 계획을 지난 25일 대의원 총회에서 밝힌바 있으며 이를 위해 전년보다 1억여원이 증가된 8억8천여만원의 예산을 편성해 놓고 있다.
협회가 예산을 축소하고 있는 다른 경기 단체와 달리 예산을 늘리면서까지 장기 발전 계획을 수립한 것은 서울 올림픽에서 다져진 레슬링 강국의 이미지를 90년 북경 대회와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까지 지속시키고 레슬링을 사회 체육 종목으로까지 확대시키자는 의욕적인 사업 구상에 따른 것이다. <권오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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