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아버지가 준 A+로 장학금도 받은 아들…서울과기대 특혜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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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학기술대학교. [중앙포토]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중앙포토]

국립대인 서울과학기술대(서울과기대) 교수 A씨가 자기 아들에게 전과목 A+ 학점을 줘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 학생이 성적장학금 등을 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현아 의원은 21일 “서울과기대에서 교수 아버지의 강의를 매 학기 두 과목씩 듣고 모두 A+를 받은 아들 B씨가 성적장학금과 함께 아버지가 지도교수였던 사업단의 장학금까지 받는 등 재학 기간 총 541만원의 장학금을 수령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에 따르면 B씨는 2015년 1학기 아버지 A교수의 강의 두 과목에서 최고학점인 A+를 받아, 평균 평점 4.5 만점에 4.14를 받았다.

B씨는 이를 통해 성적우수장학금과 성적추가장학금을 받아 등록금 277만원 전액을 면제받았다.

또 2015년에 사업단 장학금을 두 차례에 걸쳐 각각 90만원, 120만원 등 총 210만원을 받았다. 김 의원은 사업단 장학금은 대학이 국책사업예산을 가져오면 학과에 지급하는 것으로, 특정 과목을 듣고 전시회에 작품을 내 우수작으로 평가받아야 받을 수 있는데 그 당시 지도교수가 아버지 A씨였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아버지로부터 높은 성적을 받은 것도 모자라 장학금까지 수령한 사실이 밝혀졌다”며 “부정한 방법으로 성적을 받은 사실이 밝혀진다면 장학금도 부당 지급된 것이므로 그에 상응하는 조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8일 김 의원은 A교수의 아들 B씨가 아버지의 수업을 8과목 수강하고 모두 A+를 받은 사실이 확인돼 학교 측이 자체 감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아들은 한 수업에서 낮은 성적을 받자 아버지가 담당하는 수업을 재수강해 A+로 성적을 끌어올리기도 했다. B씨는 다른 학교에 다니다 2014년 아버지 학과에 편입했다.

A교수는 아들이 학교에 다니는 동안 강의 수를 늘렸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김 의원은 한 학기 평균 3과목 이하로만 강의하던 A씨가 아들의 편입 이후 강의를 5~6개 늘렸다고 지적했다. 아들이 졸업한 후에는 2개 이하로 줄인 일도 확인됐다.

교육부는 국감에서 문제가 제기된 뒤 서울과기대의 ‘교수 자녀 성적 특혜 의혹’에 대해 현장실태조사에 나선 상태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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