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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마켓랭킹]AI스피커에 자주 하는 말…‘심심해’ ‘우울해’ 등 감성 대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요즘 가장 ‘핫’한 스마트기기는 뭐니 뭐니 해도 인공지능(AI) 스피커죠.

2014년 11월 아마존이 첫 인공지능 스피커 ‘에코’를 선보였을 때만 해도 ‘누가 저걸 일부러 사서 쓰겠어’라는 인식이 강했는데요, 어느새 주변을 둘러보면 다들 인공지능 스피커 한 개쯤 집에 두고 있는 시대가 왔습니다.

주요 국내 인공지능(AI) 스피커.

주요 국내 인공지능(AI) 스피커.

국내에서는 2016년 9월 SK텔레콤이 ‘누구’를 내놓은 이후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사와 네이버, 카카오 등이 앞다퉈 인공지능 스피커를 내놓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스피커를 쓰는 수요가 부쩍 늘어난 데는 사실 통신사의 마케팅이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일정 기간 사용하겠다는 요금 약정제에 가입하면 제품 할인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방식을 내놨는데요, 예컨대 약정제를 이용하면 출시가격이 26만원인 인공지능 스피커를 10만원에 살 수 있습니다.

똑똑해진 것도 인기를 끄는 이유로 꼽힙니다. 초기에는 ‘말귀를 못 알아들어 답답하다’는 불만이 많았지만, 최근엔 음성인식 성능이 좋아지면서 사투리도 알아듣는답니다. 할 줄 아는 것도 많아졌지요. 검색부터 배달음식 주문, 사물인터넷(IoT)으로 연결된 가전까지 제어할 수 있습니다.

결정적으로 ‘말만 하면 되는’ 편리한 사용법은 폭넓은 수요층을 확보하는 데 큰 몫을 했습니다. 대부분 스마트기기의 주요 수요층은 20~30대지만, 인공지능 스피커는 조작이 간편해서 중장년층도 관심이 많답니다.

그렇다면 인공지능 스피커는 어떤 일을 가장 많이 할까요. KT에서 인공지능 스피커인 ‘기가지니’의 이용 패턴을 분석해봤습니다.

집에서 인공지능 스피커를 이용할 때 가장 많은 주문은 ‘TV 제어’였습니다. 10번 중 3.5번은 ‘TV 켜줘’, ‘축구 틀어줘’ 같이 TV와 관련된 명령어를 썼네요. 2위가 흥미로운데요, ‘감성 채팅’(15%)이었습니다.

‘지니야 심심해’, ‘사랑해’, ‘우울해’ 같이 감성을 드러내는 말을 주고받았다고 하네요. 외로움을 달래기 위한 수단으로 대화를 나누기 위해 인공지능 스피커를 찾았다는 얘기입니다.

3위는 음악을 켜거나 찾기 위해 이용(13%)했고, 4위는 연결된 가전을 제어하기 위한 ‘공통 제어’(12%)가 차지했습니다. 예컨대 ‘에어컨 온도 올려줘’, ‘세탁기 멈춰줘’ 같은 말이죠.

5위는 ‘통합 추천’(7%)입니다. ‘오늘 비도 오는데 뭘 먹을까’도 해당하겠네요. 이외에도 웹검색(6%)이나 시간‧날짜 등을 묻는 간단한 대화(1.5%), 날씨(1.5%) 등과 관련된 주문이 있었습니다.

요즘은 객실마다 인공지능 스피커를 설치한 호텔도 등장했는데요, 호텔에서는 인공지능 스피커에 어떤 말을 가장 많이 할까요. 1위는 음악(32.5%)이었습니다. 아무래도 호텔 투숙객의 절반 이상이 '여행족'인 만큼 음악으로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하려는 것 같네요.

호텔에서도 감성 채팅(18.6%)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네요. 아마도 출장 중이거나 '혼행족'이 감성 채팅을 시도하지 않을까, 짐작해 봅니다. 조명(9.9%)이나 TV(8.9%)를 제어하거나 필요한 용품을 요청하는 어메니티(3.5%)를 위해 인공지능 스피커를 찾는 수요도 많았습니다. 날짜나 시간 문의(2.1%), 모닝콜 요청(1%)도 있네요.
최현주 기자 chj80@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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