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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호 대장 잘 가시게"…모교 영주제일고에 차려진 분향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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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경북 영주시 영주제일고 다목적 교실에 마련된 고 김창호 대장의 합동분향소. [사진 영주제일고]

17일 경북 영주시 영주제일고 다목적 교실에 마련된 고 김창호 대장의 합동분향소. [사진 영주제일고]

"김창호 동문의 명복을 빕니다."

세계적인 산악인 고(故) 김창호(49) 대장이 등반 도중 안타깝게 사망하면서 그의 모교에도 분향소가 차려졌다. 경북 영주시 가흥동 영주제일고등학교가 그의 모교(당시 교명 영주중앙고)다.

영주제일고는 17일 오전 10시부터 교내 1층 다목적 교실에서 합동분향소 운영을 시작해 조문객들을 받고 있다. 합동분향소에는 김 대장을 비롯해 임일진(49) 촬영감독, 유영직(51) 대원, 정준모(54) 한국산악회 이사, 이재훈(25) 대원 등 고인들의 사진이 함께 게재됐다. 합동분향소는 오는 19일 낮 12시까지 운영된다.

애초 합동분향소는 영주시민운동장에 차려질 예정이었지만 시민체전이 19일 열리는 문제로 김 대장의 모교에 마련됐다.

앞서 김 대장이 이끈 '2018 코리안웨이 구르자히말 원정대'는 지난달 28일 네팔 히말라야 다올라기리 산군의 구르자히말(해발 7193m)에서 새로운 루트인 코리안웨이 개척에 나섰다. 그러다 지난 12일 해발 3500m 지점에 설치된 베이스캠프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 원인은 돌풍에 따른 대형 사고로 추정된다.

유가족들이 히말라야에 코리안웨이 신루트 개척에 나섰다가 불의의 사고로 숨진 고 김창호 원정대장의 영정을 든 채 침통해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유가족들이 히말라야에 코리안웨이 신루트 개척에 나섰다가 불의의 사고로 숨진 고 김창호 원정대장의 영정을 든 채 침통해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김 대장은 지난해 11월 20일 영주제일고에서 후배들을 위한 특강을 열기도 했다. 김 대장은 당시 전교생들에게 자신의 히말라야 14좌 무산소 완등 경험을 들려주면서 "산소통을 매고도 오르기 힘든 히말라야 14좌를 오르면서 인간 한계를 느낄 정도로 힘들었지만 결국 극복했다"며 "후배들도 앞으로 살아갈 인생에서 힘든 일이 많더라도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도전하라"고 말했다고 한다.

임원수 영주제일고 교장은 "김 대장은 언제나 해발 고도 '0'에서 시작하는 진정한 개척자였다. 무산소로 14좌를 세계에서 최단시간 정복한 산악인을 모교에서 추모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고 전했다.

영주=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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