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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가 내부 승진으로 감독 선임한 이유 '데이터 야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프로야구 NC 다이노스가 외부 영입이 아닌 내부 승진으로 새 감독을 정했다.

NC 구단은 17일 "이동욱(44) 수비코치가 내년부터 2020년까지 2년간 지휘봉을 잡는다"고 발표했다. 계약 조건은 계약금 2억원, 연봉 2억원이다.

이동욱 NC 신임감독

이동욱 NC 신임감독

동아대를 졸업한 이 신임 감독은 1997년부터 2003년까지 롯데 자이언츠에서 선수로 뛰었다. 2004년 롯데 코치로 지도자에 입문해 2007년에는 LG 트윈스로 자리를 옮겼고 2012년 NC가 창단했을 때부터 NC에서 선수들을 지도했다. 지난해까지 1군 수비코치로 활동했고, 올해 재활군의 수비코치로 일했다. 이 신임 감독이 1군 수비코치 시절 NC는 2013년부터 4년 연속 팀 수비지표(DER)에서 리그 1위에 오르는 등 짜임새 있는 수비력을 선보였다.

NC는 올 시즌 초반 최하위권으로 떨어지면서 지난 6월 3일 김경문 전 감독이 갑작스럽게 물러났다. 이후 유영준 전 단장이 감독 대행을 맡았다. NC 구단은 내년에는 새로운 감독을 선임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래서 NC 감독 자리를 두고 이름 있는 외부 인사가 하마평에 오르내렸다. 하지만 NC 수뇌부의 선택은 내부 승진이었다.

NC가 감독 선임을 두고 가장 중요하게 여긴 기준은 '데이터 야구에 대한 높은 이해도'였다.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는 '데이터 야구'는 세이버 매트릭스, 트랙맨 등을 이용해 야구를 통계학적·수학적으로 분석해 선수들의 훈련에 적용시키는 선진 야구 시스템이다.

NC는 올해 구단 운영에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6월 유영준 감독 대행은 코치진을 개편하면서 '데이터 코치'를 새로 뒀다. 다른 구단에는 없는 코치 보직이었다. 데이터 코치는 구단의 데이터팀, 전력분석 파트와 긴밀히 협업하는 역할을 맡았다. NC 코칭스태프는 경기에 앞서 데이터 코치가 제공하는 자료를 바탕으로 미팅을 하고 경기 전략을 짰다.

NC는 내년부터는 데이터팀의 역할을 더 확대시킬 방침이다. 지난 16일 프런트 개편을 하면서 기존 전력분석팀을 전부 데이터팀에 흡수시켰다. 그래서 데이터팀은 11명으로 늘어났다. 데이터팀장은 에릭 테임즈, 에릭 해커 등 외국인 선수 영입 성공에 기틀을 마련한 임선남 팀장이 계속 맡는다.

기존 훈련 방식에 익숙한 지도자들에겐 이런 시스템이 생소할 수 있다. 그래서 NC 구단에서 그동안 데이터 야구를 접한 인물이 적임자라고 생각했다. NC 관계자는 "이 신임 감독은 창단 때부터 함께 했기 때문에 데이터를 활용해 팀을 운영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없으시고 선진 야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 신임 감독은 "새로운 도전과 과감한 시도를 해온 것이 우리 다이노스 야구의 특징이었다. 선수들과 마음을 열고 다시 시작하겠다"라고 했다. 새 감독과 손발을 맞출 1군 코칭스태프도 조만간 발표될 예정이다. 이 감독은 25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시작하는 합동훈련부터 팀을 지휘한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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