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요원 신분 누설 체니 부통령이 지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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딕 체니 미국 부통령이 이라크전을 비난하는 칼럼을 신문에 기고한 조셉 윌슨 전 이라크 주재 대리대사에 대해 격분, 비서실장이던 루이스 리비에게 "윌슨과 관련한 모든 사실을 다 알려라"고 지시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25일 보도했다. 리비는 윌슨의 부인 발레리 플레임이 미 중앙정보국(CIA) 비밀요원이라는 사실이 누설된 '리크 게이트'와 관련해 대배심에서 이같이 증언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패트릭 피츠제럴드 특별검사가 공개한 증언기록에 따르면, 리비는 "플레임이 CIA 요원으로 일해왔다는 사실을 체니 부통령이 거론했다"고 확인했다.

윌슨은 플레임의 신분이 노출되기 전인 2003년 7월 뉴욕 타임스에 쓴 칼럼에서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 전쟁을 위해 정보를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 부시 행정부를 곤혹스럽게 했다. 리크 게이트는 그에 대한 보복으로 부시 행정부 내의 인사가 플레임의 신분을 언론에 고의로 누설한 의혹이 있다는 것으로, 이에 대해 그동안 특별검사가 수사해 왔다.

워싱턴 포스트는 "리비의 증언으로 체니 부통령이 리크 게이트와 관련해 증인으로 소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피츠제널드 특검도 24일 법원에 제출한 자료에서 "체니 부통령이 증인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워싱턴=이상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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