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고 쌍둥이 자매도 피의자로···"시험 유출 정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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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숙명여고 정문 앞에서 지난달 5일 학부모와 졸업생 등이 모여 문제지 유출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다.[중앙포토]

서울 강남구 숙명여고 정문 앞에서 지난달 5일 학부모와 졸업생 등이 모여 문제지 유출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다.[중앙포토]

숙명여고 시험문제 유출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시험문제가 실제로 유출된 정황을 확인하고 쌍둥이 학생도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주민 서울경찰청장은 15일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시험에 관해 부친이 자매에게 알려준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있다. 수사 중 상황이라서 자세한 내용은 아직 공개할 수 없다"며 "(압수했던 휴대전화 등 전자장비) 디지털포렌식 분석에서 (증거가) 나왔다. 이 부분에 대해서 조사를 통해 확인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지난달 5일 서울 강남구 숙명여자고등학교를 압수수색한 경찰 수사관들이 압수물을 담은 상자를 들고 학교를 나서고 있다. 경찰은 이날 시험문제 유출 의혹과 관련 이 학교 교장실과 교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연합뉴스]

지난달 5일 서울 강남구 숙명여자고등학교를 압수수색한 경찰 수사관들이 압수물을 담은 상자를 들고 학교를 나서고 있다. 경찰은 이날 시험문제 유출 의혹과 관련 이 학교 교장실과 교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연합뉴스]

경찰에 따르면 사건을 수사하는 수서경찰서는 14일 숙명여고 전임 교무부장인 A씨와 그의 딸인 쌍둥이 자매를 재조사했다. 경찰은 쌍둥이도 업무방해 혐의가 있다고 보고, 8일 이들을 형사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유출이 의심되는 정황이 디지털포렌식 과정에서 발견됐고 자매도 입건했다”며 “그러나 조사가 완료되지 않았을뿐 아니라 추가 수사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씨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며 "아직 사건 결과를 결론지은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쌍둥이 자매는 이달 6일 처음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당시 자매 중 1명은 조사실에서 점심을 먹다가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119를 통해 병원에 실려 간 바 있다. 해당 학생은 14일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답답하다"며 조사실 밖으로 나갔다가 끝내 조사를 다 받지 못하고 귀가했다.

경찰은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조사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 청장도 기자간담회에서 "의사 소견서 등은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공개할 수 없다"며 "이전에도 변호인과 신뢰 관계인과 함께 조사를 했다. 앞으로도 편안하게 조사를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하겠다"고 말했다.

숙명여고 2학년인 쌍둥이 자매는 1학년 1학기 때 전교 59등과 121등이었는데, 1학년 2학기 이과 전교 5등과 문과 전교 2등으로 성적이 갑자기 올랐다. 그러다 지난 2학년 1학기에는 각각 문‧이과 전교 1등을 차지하면서 학부모들 사이에서 문제유출 의혹을 받게 됐다.

수서경찰서는 “추가 조사가 필요한 위한 출석 일자를 죠율해야 하며, 필요시 대질조사도 검토해야하기 때문에 수사 마무리 일자를 가늠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장은희 기자 jang.eunhe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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