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북한과 직접대화 추진|외무성 "아무 조건없이 만나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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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동경=연합】일본정부는 앞으로 북한과의 대화를 추진함에 있어 사회당 등 간접적 채널을 통하지 않고 정부간 직접대화에만 응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외무성은 20일 오후 북한 로동당 대표단의 방일에 즈음한 성명을 발표, 『일본정부는 로동당 대표단이 희망할 경우 일·북한간의 모든 현안에 관해 아무런 전제조건없이 대화에 응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다나카·히도시」(전중균)북동아시아 과장은 이날 성명과 관련, 『최근 북한의 대일 자세에 중대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하고『북한의 이같은 태도변화는 한중 및 한소관계개선 등 한국의 북방외교가 가장 큰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나카」과장은 북한 자세변화의 구체적 예로 로동당 대표단이 일본방문 결정을 내린 사실을 들고 『일본은 로동당 대표단의 방일을 개별조치가 아니라 대국적인 큰 정책의 일환인 것으로 받아들인다』고 강조했다.
「다나카」과장은 또 로동당 대표단파의 접촉이 이루어질 경우 일본정부는 북한의 대일 채무문제를 비롯, 인적교류 활성화문제, 교통·통신 등 모든 문제에 관해 협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일·북한관계문제에 밝은 동경의 한 외교소식통은 북한이 일본정부의 KAL기 사건과 관련한 대북 제재조치에 맞서 취한 역 제재 조치를 아직 해제하지 않고 있고 일본도 대북 최대현안인 후지산 (부사산)호 문제가 엄존하는 데도 불구, 전제조건 없이 모든 현안에 대해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것은 쌍방간에 모종의 합의가 이루어졌기 때문인 것 같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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