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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심은 나무 앞에서 “남북관계도 잘 자란 소나무처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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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아들 건호씨가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 전 대통령이 식수한 소나무에 흙과 물을 뿌리고 있다. [사진 JTBC 뉴스룸]

노무현 전 대통령 아들 건호씨가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 전 대통령이 식수한 소나무에 흙과 물을 뿌리고 있다. [사진 JTBC 뉴스룸]

평양에서 열린 ‘10·4선언’ 11주년 기념 공동행사를 위해 북한을 방문한 방북단 일행이 6일 오전 평양 중앙식물원에서 마지막 행사를 열었다

10·4 선언 기념 마지막 행사 #봉하 등에서 가져간 흙과 물 #노 전 대통령 심은 나무에 뿌려

평양시 대성구역의 중앙식물원은 지난 2007년 평양을 방문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식수한 소나무가 있는 곳이다. 그 앞에는 ‘하나된 민족의 염원을 담아 2007.10.2~4 평양 방문기념 대한민국 대통령 노무현’이라고 쓰여진 표석이 서 있다.

방북단 일행은 이 소나무에 노 전 대통령의 생가 등에서 가져온 흙과 물을 뿌리는 행사를 했다. 나무 옆에는 노무현재단 측이 준비한 당시 식수 장면이 담긴 대형 사진이 설치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 마지막날 평양식물원에서 소나무 식수를 마치고 김영남 상임위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JTBC 뉴스룸]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 마지막날 평양식물원에서 소나무 식수를 마치고 김영남 상임위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JTBC 뉴스룸]

사회를 맡은 오상호 노무현 재단 사무처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금은 우리와 함께 하지 못하지만 봉하마을 물과 흙을 가지고 왔다”며 봉하산, 화포천, 봉하들판, 노 전 대통령의 생가와 고시공부 하던 마옥당, 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살면서 시민들에게 개방했던 집에서 각각 채취한 물과 흙을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방북 기간 내내 말을 아꼈던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가 먼저 소회를 밝혔다. 그는 “민족간의 교류가 제한되면서 앞으로 다시 서로 교류하면서 공동으로 기념할 만한 날이 올런지 참 알수 없다는 불안을 많이 가졌다”며 “봉하마을에서 가져온 흙과 물을 이렇게 함께 뿌리고 나니 저도 모르게 눈시울이 많이 뜨거워진다”고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아들 건호씨가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 전 대통령이 식수한 소나무 앞에서 소회를 밝히고 있다. [사진 JTBC 뉴스룸]

노무현 전 대통령 아들 건호씨가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 전 대통령이 식수한 소나무 앞에서 소회를 밝히고 있다. [사진 JTBC 뉴스룸]

이어 “북측에서도 그날 공동선언의 뜻과 마음을 잊지 않고 계속 이렇게 관리해 주시고, 이렇게 잘 지켜주시려고 노력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소나무를 잘 관리해 주시고 뜻을 잘 (유지)해 주신 북측 관계자 여러분께 다시한번 감사드린다”며 사의도 표했다. 그는 가장 먼저 흙과 물을 나무 주위에 뿌리면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노무현 재단 이사장 자격으로 방북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분단 중에도 싱싱하게 파릇파릇하게 잘 자라는 소나무가 상징하듯이 한반도에 생기가 도는 모습을 보는 것 같다”며 “앞으로 이 소나무가 더 쑥쑥 자라서 큰 그늘을 내릴수 있도록 노무현 재단과 우리 정부, 북쪽에서도 함께 마음을 모아 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7년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당시 식수한 소나무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소회를 밝히고 있다. [사진 JTBC 뉴스룸]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7년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당시 식수한 소나무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소회를 밝히고 있다. [사진 JTBC 뉴스룸]

조명균 통일부 장관도 “ 이 소나무가 모진 비바람·추위·더위 이겨내고 잘 컸듯이 공동선언도 철저하게 이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감정에 북받친 듯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이후 일행은 중앙동물원으로 이동해 자연사박물관 전시를 관람했다. 평양시민들이 주말을 즐기는 모습을 스마트폰과 카메라에 담기도 했다. 이어 물범·물개쇼도 관람했다.

당초 동물원과 자연사박물관은 일정에 포함돼 있지 않았다. 그러나 태풍으로 인해 서울에서 항공기 이륙이 불가하다는 통보에 따라 귀환 일정이 미뤄지면서 추가됐다. 방북단은 이날 저녁 서울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평양=공동취재단, 홍주희 기자 honghong@joo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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