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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펀드는 지금 번뇌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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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인도에 투자하는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인도 센섹스 지수가 5월에만 10% 넘게 하락하는 등 '버블' 붕괴 우려가 커지면서 지수가 더 하락하기 전에 환매해야하는 게 아닌지 고민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만 해도 인도 증시가 '고공비행'을 하면서 투자자들은 평균 연 60~70%대의 높은 수익을 거뒀다. 이런 짭짤한 수익 덕분에 불안한 우리나라 증시 대신 인도로 눈을 돌리는 펀드 투자자들도 급증했다. 자산운용업계 따르면 5월 현재 미래에셋투신의 '미래인디아솔로몬주식1'의 수탁액이 2800억 원을 넘어서는 등 인도 관련 펀드에 2조 원이 넘는 '뭉칫돈'이 몰린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달 들어 인도 증시가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인도 관련 펀드의 수익률은 크게 뒷걸음질쳤다. 23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우리나라 운용사에서 판매하는 인도 펀드(설정액 10억원 이상.19일 종가 기준)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3.76%를 기록했고, 이번 달에는 평균 8%의 마이너스 손실을 냈다. 인도에 대한 투자 비중이 큰 브릭스 펀드들의 최근 3개월 수익률도 평균 0.26%, 이번 달 수익률은 평균 -4.55%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인도 증시가 4.18% 급락한 22일 시황이 반영되지 않은 수익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인도 펀드 투자자들의 손해는 더욱 클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펀드평가 이동수 펀드애널리스트는 "2월 이후 신규 가입한 투자자들은 손해를 봤거나 본전을 겨우 건졌을 것"이라며 "이번 급락 장세가 해외펀드는 수익률보다 자산배분 차원에서 접근해야한다는 교훈을 확인한 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인도 증시가 단기간 급락했다고 해서 환매에 나서는 것은 신중해야한다는 지적이 많다. 최근 하락 속도가 가파르긴 하지만 인도 시장이 그간 다른 시장에 비해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에 조정을 받는 게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제로인 최상길 상무는 "인도의 성장 잠재력은 여전히 무궁무진하다"며 "앞으로 3년 이상 펀드에 투자할 요량이라면 굳이 환매할 이유는 없다"고 전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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