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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가전 '베이징 결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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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중국 시장을 놓고 한국과 중국 전자 업체들 간의 힘겨루기가 시작됐다. 전세계 2000여 개 전자업체들이 참여하는 중국과학기술박람회(CHITEC)가 23일 베이징 국제전람센터에서 개막됐다. CHITEC은 중국 과기부.북경시 등의 공동 주관으로 올해 9회째를 맞이하는 중국 최대 규모의 전자 관련 전시 행사다.

167평의 가장 큰 공간을 마련한 삼성전자는 LCD TV '보르도'와 울트라모바일PC인 '센스 Q1'을 집중 전시했다. LG전자도 130평의 전시장에 디지털 TV, DMB 노트북 등을 선보였다. 해외에서 한국이나 일본 브랜드에 눌려 기를 못 펴던 하이얼.TCL.창홍 등 중국 업체들도 디지털 TV를 대거 선보였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소비자가전쇼(CES) 같은 행사에 비하면 규모가 작은 이 행사에 전자업체들이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은 중국 시장의 잠재력 때문이다. 박근희 삼성 중국본사 사장은 "올해 월드컵과 2008년 올림픽을 대비해 시설을 고칠 대형호텔의 객실에 들어갈 디지털 TV만 40만대에 달할 만큼 큰 시장"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중국 업체들의 품질 수준이 높아지면서 '로컬=저가.가격경쟁, 외자=고가.브랜드경쟁'이라는 등식도 깨지고 있다는 것이다. CHITEC 참가업체들은 최첨단 제품보다 잘 팔리는 모델을 주로 전시한 것도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한 것이다. 시장조사기관인 GFK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3월 중국 평판 TV 시장의 8.3%를 차지해 하이센스에 이어 두 달 연속 2위를 기록했다. 외국 브랜드 가운데서는 필립스.파나소닉.소니 등을 제치고 단연 선두다.

한편 22일 '센스 Q1'을 중국에서 출시하며 울트라모바일PC에 대한 본격적인 글로벌 마케팅에 들어간 삼성전자는 이날 서울에서 하드디스크 대신 솔리드스테이크디스크(SSD)를 장착한 신제품을 선보였다. 낸드플래시메모리로 만든 SSD는 가볍고 전력 소모가 적으면서도 외부 충격에 강하고 소음이 거의 없다. 32기가바이트 SSD를 단 Q1 가격은 230만원, 다음달부터 판매된다.

베이징=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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