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장세동」으로 불려|노조습격 한전무는 누구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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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울산 현대그룹 계열사노동자 피습사건을 주도, 구속된 한유동씨(51)는 현대노사분규 현장마다 다니며 구사대를 진두지휘하는 등 그룹 내 노사문제해결의 브레인 역할을 맡아온 강성중역 리더.
국내 최고 명문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 소위 「KS출신」으로 명석하고 냉철한 판단력과 행동력까지 겸비해 그룹 고위층에게 인정을 받아 노사 충돌 때면 어김없이 나타나 악역(?)을 맡아 그룹 내에선 「현대의 장세동」으로 소문나 있을 정도.
87년 9월 현대그룹사상 최대의 거리시위를 벌인 현대중공업 파업농성 때 현대엔진의 중역으로 있으면서 현대중공업의 사용자쪽 대책위원으로 참여, 활동했고 지난해 2월 25일 현대엔진 노동자 7명이 노조사무실에서 4일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을 때 청원경찰 30여명을 진두 지휘해 소방차·분말소화기 등을 동원, 유리창을 깨고 노조사무실에 난입해 농성자 전원을 경찰에 넘기기도 했다.
특히 당시 현대엔진노조위원장 권용목씨(32) 등이 회사측의 협상기피에 항의, 몸에 석유를 끼얹고 분신 자살하려는 것을 동료들이 말리는 급박한 상황 속에서 한전무는 『비가 와서 불을 붙여도 안 붙는다』 『지금 죽어봐야 개죽음이다. 죽어봐라』고 비웃으면서 운동장에 세워놓은 방송차량에서 장송곡까지 방송하는 등 냉혈적인 모습까지 드러내기도 했다.
한씨는 지난 정초부터 울산에 내려가 호텔에 묵고 있으면서 노사문제해결사 이윤섭씨(38·구속)와 만나 이번 피습사건을 모의, 주도했고 현대엔진의 중역이라기보다는 그룹종합기획조정실 인사담당전무로 막강한 실력을 과시, 현지 간부들과 충돌까지 있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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