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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본 이어 미국 … 가을야구 하면 오! 승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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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오승환이 돌부처의 명성을 뽐냈다. 3일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경기에서 연장 10회에 등판해 시카고 컵스 타자들을 잘 막아냈다. 콜로라도는 연장 끝에 승리를 거두고 디비전 시리즈에 진출했다. [AFP=연합뉴스]

오승환이 돌부처의 명성을 뽐냈다. 3일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경기에서 연장 10회에 등판해 시카고 컵스 타자들을 잘 막아냈다. 콜로라도는 연장 끝에 승리를 거두고 디비전 시리즈에 진출했다. [AFP=연합뉴스]

절체절명의 상황에서도 오승환(36)은 흔들리지 않았다. ‘돌부처’의 명성 그대로였다. 콜로라도 로키스의 오승환이 메이저리그 첫 포스트시즌 등판에서 뚝심 있는 투구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한·미·일 포스트시즌 출전 기록도 세웠다.

와일드카드 게임 연장 10회 등판 #1과 3분의 2이닝 무실점으로 막아 #콜로라도, 연장 13회 끝 2-1 승리 #내일부터 밀워키와 디비전 시리즈

오승환은 3일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게임에서 연장 10회 말 마운드에 올라 1과3분의2이닝을 무실점(2볼넷·1탈삼진)으로 막았다. 콜로라도는 연장 13회 초 터진 토니 월터스의 적시타에 힘입어 2-1로 승리, 디비전 시리즈(5전3승제)에 진출했다. 콜로라도는 5일부터 중부지구 1위 밀워키 브루어스와 격돌한다.

콜로라도와 시카고 컵스는 이날 외나무 다리에서 마주쳤다. 두 팀 모두 지구 우승을 놓고 2일 타이브레이크 경기를 치렀으나 각각 LA 다저스와 밀워키 브루어스에 패한 뒤였다. 이날 지는 팀은 가을야구를 멈춰야 하는 상황이었다.

콜로라도는 6과3분의2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호투한 선발투수 카일 프리랜드의 활약 덕분에 7회까지 1-0으로 앞섰다. 그러나 셋업맨 애덤 오타비노가 8회 하비에르 바에즈에게 적시타를 맞고 1-1 동점을 허용했다. 9회엔 마무리 웨이드 데이비스까지 마운드에 올렸지만, 승부를 결정짓지 못했다.

버드 블랙 콜로라도 감독은 연장 10회 말 오승환을 투입했다. 오승환에게도 의미 있는 순간이었다. MLB에서 세 시즌 만에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마운드에 올랐기 때문이다. 오승환은 한국에선 다섯 차례나 우승하며 한국시리즈 최다 세이브(11개) 기록을 세웠다. 2014년 일본 한신에선 팀을 일본시리즈에 올려놓으며, 클라이맥스 시리즈 MVP를 차지했다. 그러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뛰었던 지난 2년 동안은 가을야구에 나서지 못했다. 한·미·일 포스트시즌 무대에 오른 선수도 오승환이 최초다.

큰 무대 경험이 많은 오승환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승부사 기질을 발휘했다. 선두타자 벤 조브리스트를 상대로 1볼-1스트라이크에서 시속 120㎞짜리 커브를 던져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오승환은 전형적인 투피치 스타일이다. 포심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위주로 승부하며 커브 구사 비율은 7% 밖에 안된다. 커브를 한 개도 던지지 않는 경기도 많다. 하지만 커브에 타이밍을 빼앗긴 조브리스트는 이어진 149㎞ 빠른 공을 건드려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오승환은 크리스 브라이언트와 테런스 고어를 3루수 땅볼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10회를 마무리했다.

11회 말에도 등판한 오승환은 바에즈에게 볼넷을 내줬다. 후속타자 앨버트 알모라가 희생번트를 댔고, 대니 머피는 자동 고의볼넷으로 내보내 1사 1, 2루가 됐다. 콘트레라스를 3루 땅볼로 처리한 오승환은 주자 두 명을 남긴 상태에서 크리스 러신과 교체됐다. 다행히 러신이 대타 빅터 카라티니를 1루수 땅볼로 처리해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지난 시즌 뒤 FA 자격을 얻은 오승환은 올해 2월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1년 보장 연봉 175만 달러(약 20억원)에 계약했다.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는 최대 150만 달러(약 17억원), 70경기 이상 출전하면 내년 까지 연장되는 베스팅 옵션(일정 요건을 갖출시 자동 실행되는 계약)을 걸었다. 시즌 중반 콜로라도로 이적한 오승환은 올해 73경기에 등판하고, 계약 조건에 따라 내년에도 최소 250만 달러의 연봉을 받고 콜로라도에서 뛰게 됐다.

MLB 포스트시즌 대진표

MLB 포스트시즌 대진표

◆ 커쇼 제친 류현진, DS 1차전 선발=다저스는 5일 오전 9시 30분(한국시간) 열리는 디비전 시리즈 1차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경기에 나설 선발 투수로 류현진(31)을 내정했다고 3일 발표했다. 에이스인 커쇼가 1차전에, 류현진에 2차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으나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둘의 순서를 바꾸었다.

류현진은 사타구니 부상에서 돌아온 8~9월 아홉 경기에서 4승3패, 평균자책점 1.88을 기록했다. 커쇼는 9월 여섯 차례 등판에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3.89를 기록했다. 최근 성적만 보면 류현진이 포스트시즌 에이스로 낙점될 만하다.

큰 경기에 강하다는 점도 류현진이 1선발로 결정된 이유 중 하나다. 류현진은 지난 18일 지구 1위를 다투던 콜로라도와의 경기에서 7이닝 무실점하고 승리를 따냈다.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도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해 역전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포스트시즌 성적도 좋다. 세 차례 등판에서 1승, 평균자책점 2.81로 호투했다.

류현진은 애틀랜타전 통산 3경기에서 18과3분의1이닝을 던지며 1패, 평균자책점 2.95를 기록했다. 올 시즌엔 애틀랜타와 한 번도 만나지 않았다. 애틀랜타 선발 투수는 우완 마이크 풀티네비치다. 올 시즌 성적은 13승10패, 평균자책점 2.85이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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