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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이 최고의 교육"…학생 질문에 AI가 별점 매겨주는 학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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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지난 27일 미국 실리콘밸리 샌타클래라에 있는 스트라트퍼드 중학교에서 학생들이 인공지능(AI) 기반 질문 학습 프로그램에 자기 질문을 입력하고 있다. [사진 공성룡]

지난 27일 미국 실리콘밸리 샌타클래라에 있는 스트라트퍼드 중학교에서 학생들이 인공지능(AI) 기반 질문 학습 프로그램에 자기 질문을 입력하고 있다. [사진 공성룡]

 “네가 만든 질문에 별점을 몇 개 줄 수 있을까, 인공지능(AI)에 한번 물어보렴.”

미국 실리콘밸리 스트라트퍼드중학교 #아인슈타인 말이 수업서 현실로

 지난 달 27일 미국 실리콘밸리 샌타클래라에 있는 스트라트퍼드(Stratford) 중학교. 조지 매커스랜드(영어 담당) 교사가 7학년(한국의 중1) 수업 중이었다. 이 수업에선 인공지능(AI)에 기반을 둔 질문 학습 프로그램을 활용한다. ‘스마일(SMILE, Stanford Mobile Inquiry based Learning Environment)’이란 프로그램이다. 학생들은 아프리카 가나의 청소년들에 관한 이야기를 읽고 이와 관련한 질문을 2개씩 스마일을 통해 만들었다. 20명의 학생들이 자기 노트북에서 질문을 입력하면서 실시간으로 스마일 플랫폼에서 공유됐다. 서로 질문에 점수를 주고,  답을 아는 학생은 답변을 달았다.

지난 27일 미국 실리콘밸리 샌타클래라에 있는 스트라트퍼드 중학교에서 학생들이 인공지능(AI) 기반 질문 학습 프로그램을 활용해 수업을 하고 있다. [사진 공성룡]

지난 27일 미국 실리콘밸리 샌타클래라에 있는 스트라트퍼드 중학교에서 학생들이 인공지능(AI) 기반 질문 학습 프로그램을 활용해 수업을 하고 있다. [사진 공성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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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일은 학생들의 평가 내용을 모아 각 질문의 수준에 대해 5개 등급으로 분류한다. 학생들은 가장 높은 단계의 평가를 받기 위해 경쟁하듯 질문을 만들었다.
 교사와 학생 모두 이 프로그램에 대해 만족한다. 학생 니디프라카시(13ㆍ여)는 “질문의 내용을 곰곰이 보면 친구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어 상상력을 키워준다. AI가 자기 질문을 평가하기 때문에 더 좋은 질문을 만들어 갈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매커스랜드 교사는 "학생들이 일방적인 수업만 듣는게 아니고 직접 참여할 수있어 학습 성과가 훨씬 높다"고 말했다.

 인근의 스트라퍼드  초등학교도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다. 한인계인 리나 임 교사의 1학년 '창의적 생각' 수업이 한 사례다. 임 교사가 아이들에게 이야기르르 들려주고 그와 관련된 질문을 두 개씩 만들도록 했다.
  학생들은 고사리손으로 노트북 자판을 두두려 질문을 입력했다. 엠마(5ㆍ여)는 “친구들 질문을 보며 평가를 하는 게 재밌다”며 미소를 지었다.

미국 실리콘밸리 스트라트퍼드 초등학교 수업 중에 학생들이 인공지능 기반 프로그램이 채점한 자기 점수를 노트북에서 확인하고 있다. [사진 공성룡]

미국 실리콘밸리 스트라트퍼드 초등학교 수업 중에 학생들이 인공지능 기반 프로그램이 채점한 자기 점수를 노트북에서 확인하고 있다. [사진 공성룡]

  이렇게 학생들이 만든 질문은 학생 각자의 데이터베이스(DB)로 저장돼 개별 맞춤 교육에 활용된다. 임 교사는 “학생 이름을 검색하면 그 동안 만든 질문이 모두 나오고, 친구들이 이 질문에 어떤 점수를 줬는지, 질문에 대한 답은 얼마나 맞았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이 DB를 토대로 학생 개개인이 어디에 관심이 있는지를 파악해 맞춤형 교육을 한다.

 스마일은 실리콘밸리의 많은 학교에서 활용하고 있다. 스탠퍼드 교육대학원 폴 킴 교수가 개발했다. 폴 킴 교수는 "AI가 학생들의 새로운 교사가 될 것이며, 학생 개개인의 가정교사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이 학생들의 모든 질문에 답할 수 있으며 학생들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채점자도 된다는 것이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질문을 계속 던지는 것’이란 아인슈타인의 말처럼 교육에선 끊임없이 질문하고 스스로 답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실리콘밸리=특별취재팀 sung.siyoon@joongangg.co.kr
◈ 이 취재는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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