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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웨이싱 9단 "나는 삼성화재배와 특별한 인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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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배에서 괴력을 발휘하는 중국의 탕웨이싱 9단. [사진 한국기원]

삼성화재배에서 괴력을 발휘하는 중국의 탕웨이싱 9단. [사진 한국기원]

중국 기사 탕웨이싱(25) 9단은 '삼성화재배의 사나이'로 불린다. 다른 대회에 비해 유독 삼성화재배에서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

탕웨이싱 9단은 2013년 삼성화재배 우승을 시작으로, 2014년 준우승했고, 2015년 4강에 올랐다. 2016년에는 8강 진출에 그쳤지만, 2017년 준우승했고, 올해도 4강에 올랐다. 2일 대전시 유성구 삼성화재 유성연수원에서 열린 2018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에서 탕웨이싱 9단은 신민준 9단을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8강전이 끝나고 만난 탕웨이싱 9단은 "아마 삼성화재배와 나는 특별한 인연이 있는 거 같다. LG배는 아무리 애를 써도 잘 안 되는데, 삼성화재배에서는 잘 풀린다. 삼성화재배에 참가하기 위해 오면 몸과 마음이 편하다. 삼성화재배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대회"라고 말했다.

삼성화재배에서 컨디션이 좋은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삼성화재배는 대국 환경이 좋고 대국료도 마음에 든다. 대회 관계자들이 선수들에게도 잘해준다. 특히 (대회가 열리는 장소인) 대전 유성 삼성화재 유성연수원이 마음에 드는데, 주변에 산이 있어서 좋다"고 설명했다.

탕웨이싱 9단(왼쪽)은 신민준 9단을 꺾고 2018 삼성화재배 준결승에 올랐다. [사진 사이버오로]

탕웨이싱 9단(왼쪽)은 신민준 9단을 꺾고 2018 삼성화재배 준결승에 올랐다. [사진 사이버오로]

한국 기사에게 강한 것 같다고 말하자 "특별히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평소 국내 성적이 좋지 않기 때문에 세계대회 성적이 나오면 이슈가 되어서 그런 거 같다"고 답했다. 이어 "이번에 커제가 신진서를 이겼는데, 이를 두고 커제가 한국 기사에게 강하다고 하지 않는다. 내가 중국 랭킹이 낮아서, 실력보다 발휘를 잘했다는 의미로 (한국 기사에게 강하다고) 그러는 거 같은데 나는 동의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사실 탕웨이싱 9단은 좋지 않은 대국 매너로도 국내에서 유명하다. 과거 세계대회에서 상대를 배려하지 않고 산만한 행동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았다. 지난해 삼성화재배 32강에서는 부채로 시끄러운 소리를 내는 바람에 심판에게 경고를 받기도 했다. 그는 대국 매너로 여러 차례 언론의 뭇매를 맞았고, 최근에는 나아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탕웨이싱 9단은 "대국 매너에 대해 스스로 의식을 하고 노력도 하고 있다. 원래 바둑둘 때 부채를 쥐고 두는 게 습관이다. 삼성화재배에서 부채로 소리를 내지 못하게 한 적 있어서 이를 준수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4강 추첨이 진행되기 전, 탕웨이싱 9단에게 피하고 싶은 선수가 있느냐고 물었다. 4강에는 탕웨이싱 9단을 비롯한 커제 9단과 셰얼하오 9단, 안국현 8단이 대진표에 이름을 올렸다.

탕웨이싱 9단은 "중국 선수들은 모두 피하고 싶다. 안국현 8단과는 붙으면 좋을 거 같다"고 했다. 곧이어 진행된 대진 추첨 결과, 탕웨이싱 9단의 바람대로(?) 준결승 상대는 안국현 8단이 됐다. 탕웨이싱 9단은 대진표를 확인하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올해 목표를 묻자 탕웨이싱 9단은 "세계대회에서 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느낀다. 세계대회에서 성적을 내는 것은 흔치 않은 기회이기 때문에 이번에 다시 잘해서 올라가고 싶다"고 말했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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