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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거품 잡으려면 한국, 금리 올려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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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한국경제는 중국과 일본이라는 거대한 두 마리 고래 사이에 끼어 있다. 중국과 외국인 자금 유치 쟁탈전을 벌이는 것은 물론 일본경제 회복으로 세계시장에서 일본과도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도전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한국 경제에 관한 날카로운 분석으로 유명한 모건 스탠리 아시아.태평양본부 수석연구원인 앤디 시에(사진)는 "한국경제는 중국의 값싼 노동력과 높은 성장률에 밀려 일자리와 글로벌 유동성을 중국에 빼앗기고, 다시 부상하는 일본에 치여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을 위험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그는 22~23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아시아증권포럼에 참석해 "한국이 부동산 가격 폭등 등 자산거품을 잡기 위해선 금리인상 등 금융긴축 정책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지 않으면 저금리로 인해 부동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급속히 유입돼 자산 거품이 통제 불능 수준으로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경제성장을 위해)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되살리려면 임금이 올라야 하고, 임금이 오르기 위해서는 설비투자가 필수"라고 지적했다. 한국경제는 중국경제 둔화와 유가 상승, 가파른 원화 절상 탓에 성장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이를 극복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선 설비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시에는 "기업들의 구조조정과 신용카드 거품 붕괴 등으로 2001년 이후 설비투자가 주춤했다"며 "설비투자가 한국의 생산가동률 수준에 걸맞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증권시장과 관련, "급속한 노령화를 대비하기 위해 장기투자.분산투자 문화가 정착돼야 하고 연기금이 주식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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