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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도 특별보고서 검토…IPCC 역사상 가장 중요한 회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 48차 총회 개막식에서 이회성 의장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이번 회의는 5일까지 이어지며, 8일 보고서 내용이 공개된다. 인천=강찬수 기자

1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 48차 총회 개막식에서 이회성 의장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이번 회의는 5일까지 이어지며, 8일 보고서 내용이 공개된다. 인천=강찬수 기자

지구온난화로 열병을 앓는 지구에 긴급 '처방전'을 내놓을 기후변화 전문가 회의가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1일 개막됐다.

IPCC 총회 개막…세계 기후전문가들 인천 집결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는 이날부터 오는 5일까지 이곳에서 제48차 총회를 개최한다.
IPCC는 세계기상기구(WMO)와 유엔환경계획(UNEP)이 1988년 공동 설립한 국제기구로 195개국이 회원국으로 참여한다.
IPCC는 기후변화의 원인과 대응 방안 등을 과학적으로 검토해서 기후변화 평가보고서를 작성하는 역할을 맡고 있으며, 지금까지 모두 5차례 보고서를 작성했다.

1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48차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총회'에서 주요 내빈들의 축사가 이어지고 있다. 김은경 환경부 장관과 이회성 IPCC 의장, 김종석 기성청장, 박남춘 인천시장(사진 왼쪽에서 네번째부터) 등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1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48차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총회'에서 주요 내빈들의 축사가 이어지고 있다. 김은경 환경부 장관과 이회성 IPCC 의장, 김종석 기성청장, 박남춘 인천시장(사진 왼쪽에서 네번째부터) 등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이번 송도 회의에는 회원국과 국제기구 관계자, 기후 전문가, 환경단체 활동가 등 500여 명이 참석했으며, 온난화로 인한 지구 기온 상승을 1.5도로 묶을 방안 담긴 특별 보고서, 즉 '지구온난화 1.5℃' 보고서를 최종 승인할 예정이다.

이날 오전 열린 개막식에는 한국 출신인 이회성 IPCC 의장과 모로코 출신인 압달라 목씻 IPCC 사무총장, 김은경 환경부 장관, 김종석 기상청장, 공동주관을 맡은 인천시의 박남춘 시장 등이 참석했다.

이 의장은 개막식에서 "이번 회의는 IPCC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회의"라며 "이번 특별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전 세계 전문가와 정부 관계자들로부터 4만2000건에 이르는 의견을 청취했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환경정의와 민주주의 측면에서 기후변화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이고, 이를 위해 전 세계의 결단과 행동이 필요하다"며 "이번 회의가 행동을 변화시키고 미래를 밝히는 기념비적인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개막식 이후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되며 회원국의 합의 절차를 거쳐 오는 8일 특별보고서를 20쪽 정도로 줄인 '정책결정자를 위한 요약본'이 발표된다.
1000쪽 분량의 전체 보고서는 마지막 수정을 거쳐 10월 하순에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 메인대학의 기후변화연구소가 매일 그리는 '오늘의 기후 지도'는 열파에 휩싸여 불타는 듯한 지구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은 지난 7월 19일(현지시간) 오후 2시 기온 그래픽. 선명한 붉은 색보다 정작 더 더운 곳은 암갈색으로 표시된 지역으로, 미국 남·북부, 아프리카와 중동, 중국 중동부에 걸쳐 있다. [미국 메인대학 기부변화연구소 제공=연합뉴스] \

미국 메인대학의 기후변화연구소가 매일 그리는 '오늘의 기후 지도'는 열파에 휩싸여 불타는 듯한 지구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은 지난 7월 19일(현지시간) 오후 2시 기온 그래픽. 선명한 붉은 색보다 정작 더 더운 곳은 암갈색으로 표시된 지역으로, 미국 남·북부, 아프리카와 중동, 중국 중동부에 걸쳐 있다. [미국 메인대학 기부변화연구소 제공=연합뉴스] \

특별보고서는 지난 2015년 파리기후협정이 채택될 당시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이 작성을 요청한 보고서다.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을 산업혁명 이전 대비 1.5도로 제한하기 위한 방안을 IPCC가 강구해달라는 것이다.

파리기후협정에서 각국은 지구 기온상승을 산업혁명 대비해서 2도 이하로 묶는 것은 물론, 1.5도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세계 각국은 파리기후협정에 따라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제출했지만, 이를 이행한다고 해도 지구 기온이 3도는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지구 평균 기온은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1도 상승했고, 최근에는 10년마다 0.17도씩 상승하는 추세다.

이렇게 되면 오는 2040년이면 지구 기온이 산업혁명 전보다 1.5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는 기상 관측 사상 세 번째로 더운 해였다. 엘니뇨가 발생했던 해(1998년과 2016년)를 제외하면 가장 높은 기온을 보인 것이기도 하다.
지구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는 지난해 405ppm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3년째 주춤했던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이 다시 늘어났다. 이산화탄소 증가 속도는 1960년대에 비해 4배가 됐다.

IPCC에서는 그동안 1.5도 상승 억제를 달성하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어떻게, 얼마나 빨리 줄여나가야 할 것인지, 2도 상승했을 때와 1.5도 상승했을 때 어떤 차이가 있는지 등을 분석했다.

지난달 30일 밤 서울 중구 남산 N서울타워 아래로 '기후변화 대응 지금부터'라고 적힌 메시지가 레이저빔으로 표시되고 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1일부터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48차 총회 개막일에 맞춰 국내 공적 금융 기관들의 해외 석탄발전소 금융지원 중단을 촉구하는 깜짝 레이저빔 퍼포먼스를 펼쳤다. [연합뉴스]

지난달 30일 밤 서울 중구 남산 N서울타워 아래로 '기후변화 대응 지금부터'라고 적힌 메시지가 레이저빔으로 표시되고 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1일부터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48차 총회 개막일에 맞춰 국내 공적 금융 기관들의 해외 석탄발전소 금융지원 중단을 촉구하는 깜짝 레이저빔 퍼포먼스를 펼쳤다. [연합뉴스]

그린피스 관계자는 "이번 특별보고서에는 기온 상승이 2도 이상이 되면 우리의 삶이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 기온 상승을 1.5도로 묶으려면 우리의 생활양식을 어떻게 바꿔야 할지 등도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번 특별보고서는 오는 12월 2~14일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릴 제24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4)에서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강화하자는 논의를 진행할 때 근거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립기상과학원이 최근 발간 '한반도 100년의 기후변화'와 기상청이 지난해 말 발간한 '신기후체제 대비 한반도 기후변화 전망보고서' 등에 따르면 최근 30년의 한반도 기온은 20세기 초보다 1.4도, 지난 30년 동안에만 1.2도나 상승했다. 최근 30년 동안에는 10년마다 0.4도씩 상승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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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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