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증권거래소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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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유럽의 증권거래소 운영사인 유로넥스트(Euronext)와 조만간 합병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 등 미국의 주요 언론들이 22일 보도했다.

두 곳이 합병하면 세계 최대 규모의 증권거래소가 탄생하게 된다. 거래 규모는 월 평균 2조1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유로넥스트는 현재 파리를 거점으로 브뤼셀.암스테르담.리스본 등 4곳에서 거래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거래량으론 런던증권거래소(LSE) 이어 유럽에서 두번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NYSE와 유로넥스트의 경영진은 지난 주말 양사 합병에 관한 마지막 조율을 마쳤다.

양사는 200억 달러 규모의 주식교환 방식으로 합병하고, 미국과 유럽에서 각각 독립적으로 거래소를 경영하되 통합 이사회는 뉴욕에서 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 이사회에선 존 테인 NYSE 최고경영자(CEO)와 장 미셀 헤셀스 유로넥스트 회장이 공동 회장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23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합의안을 유로넥스트의 이사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지난 몇달 동안 유로넥스트와 합병을 시도했던 독일 증권거래소의 경우 본부를 독일의 프랑크푸르트로 옮겨야 하는 점이 합병의 걸림돌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유로넥스트의 경영진들이 독일 거래소보다는 NYSE와의 합병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주주들을 설득해왔다"며 "유로넥스트의 이사회에서 합병 안건이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NYSE가 이번 합병으로 유럽 주식과 연계된 다양한 파생상품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유로넥스트는 유럽의 거래소에서 보다 많은 미국 주식을 거래함으로써 수익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대형 거래소 간의 합병으로 이들에 대한 미국.유럽 증권감독당국의 감시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편 나스닥은 최근 런던증권거래소의 지분을 18.7%에서 24.1%로 늘렸다.

뉴욕=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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