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선포다” 곰탕집 성추행 피해자 인터뷰 후 보배드림 반응

중앙일보

입력

“남편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

강제추행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남성의 아내라고 밝힌 네티즌이 지난 6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린 글은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이 네티즌은 이후 지속해서 보배드림에 판결문을 공개하거나 “도와줘서 감사하다”는 글을 올렸다. 남편과 현장에 함께 있던 지인 역시 보배드림에 현장 폐쇄회로TV(CCTV) 영상을 올리며 이 남성의 억울함을 주장했다. 사건장소가 곰탕집이어서 ‘곰탕집 성추행 사건’으로 불리는 이 사건의 중심은 자연스레 보배드림으로 모이게 됐다.

가해 남성의 아내가 보배드림에 올린 글들. [사진 보배드림 캡처]

가해 남성의 아내가 보배드림에 올린 글들. [사진 보배드림 캡처]

아내가 보배드림에 글을 쓴지 23일 만인 지난 28일. 피해 여성은 한 언론을 통해 최초로 입을 열었다.

피해자 A씨는 “언론 기사, 기사로 인한 댓글 등으로 2차 가해가 점점 심해져 이런 상황이 무섭고 끔찍해 인터뷰에 나섰다”고 말했다.

A씨는 “2차 가해성 댓글을 아카이빙하는데 받은 e메일이 700개가 넘는다”며 “사건이 점점 이슈가 되면서 입장을 밝히고 2차 가해에 대응을 제대로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고 말했다.

[사진 보배드림 캡처]

[사진 보배드림 캡처]

A씨 인터뷰가 나온 후 보배드림은 “여성계의 보배(보배드림) 탄압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29일 오후 10만에 가까운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는 한 글에서 글쓴이는 “곰탕집 사건 피해자 인터뷰를 시작으로 여성계의 보배 탄압이 시작된 거 모르겠냐”며 “곰탕집 사건 남의 일이 아니다. 바로 여러분의 일이고 아무 말도 안 하고 있으면 점점 이렇게 정당한 비판도 여성에 대한 것이면 강제로 입이 막힐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배와의 전쟁선포다”라는 의견도 나왔다.

한 네티즌은 28일 올린 글에서 A씨 인터뷰 일부를 실으면서 이같이 말했다. 여기에는 “A씨 신상도 모르는데 모욕이라니” “추측 말고 증거를” 등과 같은 댓글이 달렸다. ‘탄압이 시작됐다’ ‘전쟁선포다’ 등과 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 게시글들은 29일 오후 기준 보배드림에서 실시간 인기 글로 떠올랐다.

곰탕집 성추행 사건은 지난해 11월 대전의 한 음식점에서 한 남성이 여성 신체 일부를 만졌다는 혐의를 받아 1심에서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사건이다. 이후 현재까지 온라인 등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CCTV에서 범죄사실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데다 당사자가 강력히 부인하는데도 사법부가 실형을 선고했다는 이유에서다. 사건은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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