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운전 중에 "졸리면 껌을 씹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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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운전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장 경계해야 할 무서운 적이 바로 졸음이다. 많은 승객을 태우는 버스나 가족과 함께 고속도로를 달리는 장거리 자가운전자들에게는 과속과 함께 졸음이 사고의 치명적 원인이 되기도 한다.
졸음은 대뇌의 기능이 저하될 때 생기는 생리현상으로 심야에 가장 심하게 느끼고 점심식사 뒤인 오후 1시 무렵에도 많이 느낀다.
일본 산업의학연구재단(동경 적판)은 최근 운전경력 15년 이상에 매일3시간쯤 핸들을 잡는 30∼40세의 자가운전자 6명을 대상으로 뇌파실험을 했다.
이들 피실험자에게 보통 때보다 1.5배의 점심식사를 시킨 뒤 난방이 잘된 조용한 실험실에서 머리 12군데에 전극을 장치하고 운전 중 졸음이 올 때 취할 수 있는 4가지 졸음방지 법을 차례로 시험해서 졸음이 1분 뒤와 10분 뒤 어떻게 변화하는가를 측정했다.
4가지 방법은 ▲차가운 물수건으로 얼굴을 닦는다 ▲유행가를 부른다 ▲껌을 씹는다 ▲코피를 마신다 등. 보통 사람은 안정돼 있을 때 대뇌에 알파파라는 뇌파가 출현한다.
보통상태일 때 12군데의 전위(전기에너지 상태)의 총합을 1백이라고 하면 졸음을 느꼈을 때 74.2까지 감소한다는 것. 이때 껌을 3분간 씹은 뒤 전의는 150.8까지 높아졌으며 뜨거운 코피의 경우 139.8, 차가운 물수건의 경우 126.2, 유행가를 한곡 불렀을 때 120.7로 상승했다. 모두가 졸음방지에 즉효는 있는 것으로 판명됐으나 10분 경과했을 때 껌은 124.9로 효력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코피는 안정 때와 마찬가지로 후퇴했다.
또 유행가의 경우 81, 물수건의 경우도 졸음을 느끼는 상태까지 되돌아 왔다. 이어 심야에 도메이(동명)고속도로에서 주행실험을 했을 때도 비슷한 결과가 나와 껌은 즉효성과 지속성 양면에서 뛰어난 것으로 평가됐다는 것.
이에 대해 실험을 맡았던 「오카와」(소천진오) 부이사장은 『씹는 운동은 강한 힘으로 턱과 교근을 사용해 대뇌 전체에 자극을 주기 때문에 졸음방지에 효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오래 씹는 것으로는 오징어도 좋으나 위장에 부담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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