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시설서 폭행 등 사고 해마다 늘어…“과밀수용 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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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 시설 내에서 폭행이나 자살, 도주 등 사고가 매년 900건 가량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포토]

교정 시설 내에서 폭행이나 자살, 도주 등 사고가 매년 900건 가량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포토]

교정시설에서 폭행이나 자살, 도주 등 사고가 연간 수백 건씩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도소보다 소년원 더 심각 # 민영소년원이 대안될 수도”

2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이 법무부에서 제출받은 ‘최근 10년간 교정사고 발생 현황’에 따르면 교정시설 내 사고는 지난해 908건 발생했다.

이에 대해 주 의원은 교정시설 내 사고가 늘어난 배경으로는 수용자 증가와 과밀수용 등의 문제를 꼽았다. 2008년에 108%이던 수용률(수용정원 대비 1일 평균 수용인원)은 지난해 120%로 늘어났다.

2008년 649건이던 교정시설 내 사고는 2011년 911건으로 늘어난 이후 매년 900건 안팎이 발생하고 있다. 2008년 16건이던 자살은 지난해 2건으로 줄었고, 방화 사건은 2010년 이후 발생하지 않는 등 줄어드는 추세다. 그러나 직원 폭행을 포함한 폭행치사상 사건은 연간 400건 안팎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작업 중 사상ㆍ소란 난동ㆍ공유물 손상 등 기타 사건은 증가했다.

현재 법무부는 8개 교정시설의 확충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추가로 11개의 교정시설을 신축ㆍ증축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주 의원은 “폭행치사상과 직원 폭행 등 악질 교정사고에 대해서는 엄벌이 필요하다”면서도 “과밀수용과 이로 인한 인권침해 문제, 관리ㆍ감독 소홀 문제에 대해서는 법무부가 예산을 적극 확보하는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주 의원은 성인 교정시설보다 소년원의 과밀수용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주 의원은 법무부 자료를 바탕으로 전국 10개 소년원의 정원은 1250명이지만, 지난해엔 하루 평균 1612명이 수용돼 129%에 달하는 수용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서울소년원의 수용률은 164%, 안양소년원은 158.8%에 이르는 등 서울ㆍ경기지역이 다른 지역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주 의원은 설명했다.

주 의원은 “국영소년원 확충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민영소년원이 대안이 될 수 있다”며 “단, 정부가 위탁업무를 철저히 지도ㆍ감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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