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이 함께 백두산 천지를 찾은 20일 북한 이설주 여사가 문재인 대통령 내외에게 백두산 전설 일부를 소개했다.
이날 두 정상 내외는 백두산 천지를 내려다보며 친목을 다졌다. 이때 이 여사는 “백두산에 전설이 많다”며 운을 뗀 뒤 “용이 살다가 올라갔다는 말도 있고, 하늘의 선녀가, 99명의 선녀가 물이 너무 맑아서 목욕하고 올라갔다는 전설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은 또 두 분(문 대통령 내외)이 오셔서 또 위대한 전설이 생겼다”고 분위기를 띄웠다.
이에 문 대통령은 잠시 감회에 젖었다가 “이번에 제가 오면서 새로운 역사를 좀 썼다”며 “평양 시민들 앞에서 연설도 했다”고 말했고, 이 여사는 “연설 정말 감동 깊이 들었다”고 문 대통령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이날 백두산 정상에 선 문 대통령은 “남쪽 일반 국민들도 백두산으로 관광 올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으로 믿는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이어 일행은 날씨가 좋아 천지까지 내려가 경치를 감상했다. 먼저 김 위원장이 “춥다더니 날씨가 춥지 않다”고 하자, 옆에 있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백두산에 이런 날이 없다”며 “오직 우리 국무위원장께서 오실 때만이 날이 이렇다. 우리 국무위원장께서 이 백두산의 주인이 오셨다고 그런 것”이라며 김 위원장을 치켜세웠다.
이를 들은 문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이 올 때는 100% 날이 맑다”며 순발력 있게 답하며 말을 이었다.
천지를 방문한 남북 정상과 수행원들은 2박3일의 일정을 함께 보내며 많이 가까워진 듯 허물없는 모습이었다. 삼삼오오 어울려 이야기를 나눴고 연신 사진을 함께 찍었다. 김 여사와 이 여사는 팔짱을 끼고 꼭 붙어서 천지로 내려가는 등 친밀감을 과시했다.
백두산=공동취재단,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