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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행 사전기획 의심 부른 한라산물과 대통령 코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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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20일 오전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와 백두산 천지를 산책하던 중 천지 물을 물병에 담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20일 오전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와 백두산 천지를 산책하던 중 천지 물을 물병에 담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의 백두산 방문이 결정된 건 언제였을까.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19일 평양 현지 브리핑에서 “(북한이 백두산 방문을 제안한 것은) 어제·오늘(18~19일) 사이의 일”이라고 밝혔다. “한국에서 제안 받은 게 아니냐”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했다.

그런데 20일 김정숙 여사의 발언이 눈길을 끌었다. 김 여사는 백두산 장군봉에 갔을 때“한라산 물을 갖고 왔다. 천지에 가서 반은 붓고 반은 백두산 물을 담아가겠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알려지자 김 여사가 ‘한라산 물’을 준비한 것은 방북전에 백두산 등반 일정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또하나 주목 받은 건 ‘공군2호기’(보잉737)의 존재다. 2호기는 지난 18일 문재인 대통령보다 먼저 평양에 도착했다. ‘공군1호기’(보잉747)가 뜨고 내리기엔 삼지연공항의 시설이 낙후돼있어 백두산행을 대비해 크기가 작은 2호기를 미리 보냈을 것이란 추정이 나왔다. 실제로 평양으로 갈 때 1호기를 이용한 문 대통령은 20일 ‘평양→삼지연→서울’ 동선에선 2호기를 이용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17일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20일 오전 귀환할 예정이지만 경우에 따라 양 정상간 친교 일정이 있을 수 있다. 그럴 경우 일정이 변경될 수 있다”고 한 것도 백두산행을 염두에 둔 것일 수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김 여사가 말한 ‘한라산 물’이 백록담 물은 아니고 제주산 생수”라고 말했다.

온라인에선 대통령의 코트에 주목하는 댓글도 올라왔다. 문 대통령은 백두산 정상에서 평소 입던 코트를 입었다. 코트는 한낮 기온이 영상 4~5℃인 백두산 정상 말고 입을 곳이 없기 때문에 백두산 등반용으로 코트를 미리 준비했을 것이란 얘기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는 “백두산 일정이 막판에 결정되면서 한국에서 (수행단이 입을) 외투를 공수해 20일 새벽 수송기로 북한에 보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코트가 이때 공수됐는지, 아니면 18일 방북때 함께 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백두산=공동취재단,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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