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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로드]'불닭볶음면'도 제쳤다, 업계 선정 국내 매운 라면 1위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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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매운 라면의 인기가 계속 치솟고 있다. 매운 라면 중 제일 많이 팔리는 삼양식품의 불닭 브랜드(불닭볶음면 등 9개 제품)의 경우 지난해 2500억원의 매출액을 올려 전년(1420억원)보다 76% 증가했고, 올 상반기에도 159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해 올해 매출액 역시 지난해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매운라면

매운라면

매운 라면의 인기 비결은 중독성 강한 매운맛이다. 박중석 삼양식품 홍보팀장은 “매운 음식이 스트레스 해소와 다이어트에 좋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젊은 여성층을 중심으로 매운 라면을 즐겨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내라면 중 가장 매운 라면은 뭘까. 라면 업계에서는 '스코빌 지수'라는 국제 규격의 매운맛 측정 지수를 사용하는데 팔도의 ‘틈새라면빨계떡’이 스코빌 지수 9413으로 가장 맵다. 풋고추의 스코빌 지수가 1500, 청양고추의 스코빌 지수가 4000~1만2000임을 고려할 때 웬만한 청양고추보다 더 매운 셈이다. 한창민 팔도 마케팅 담당은 “더 매운맛을 내기 위해 베트남 고추를 넣었더니 매운맛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아져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는데도 월평균 100만개 이상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팔도의 '틈새라면빨계면'이 매운라면 1위 #불닭볶음면 9종, 올해 매출액 3000억 넘을듯

매운 라면의 대표 주자인 불닭볶음면의 경우 스코빌 지수가 4404로 맵기 순위 5위다. 이 제품은 김정수 삼양식품 사장이 서울 명동의 불닭 음식점 앞을 지나가다 음식점에 손님이 붐비는 것을 보고 매운맛·닭·볶음면을 모티브로 신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김 사장이 직원들과 함께 전국의 유명한 불닭·불곱창·닭발 맛집을 찾아다녔고, 1년간의 연구개발 기간에 투입된 재료만 소스 2t, 닭 1200마리에 이를 정도로 심혈을 기울였다. 이렇게 해서 2012년 4월 첫선을 보인 불닭볶음면은 출시되자마자 큰 인기를 끌었고 삼양식품의 대표 라면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삼양식품은 9가지 종류의 불닭볶음면을 생산하고 있다. 올해 불닭브랜드 매출은 3000억원을 넘길 전망이다.[사진 삼양식품]

삼양식품은 9가지 종류의 불닭볶음면을 생산하고 있다. 올해 불닭브랜드 매출은 3000억원을 넘길 전망이다.[사진 삼양식품]

매운 라면 순위 3위인 오뚜기 열라면은 1996년 출시된 제품을 2012년 매운맛을 강화해 새롭게 선보였다. 강한 매운맛을 내는 하늘초 고춧가루를 기존보다 2배 이상 넣어 스코빌 지수를 2110에서 5013으로 대폭 올렸다.

농심은 지난해 기존 짜왕 제품에 통고추를 넣어 매운맛을 강화한 ‘짜왕 매운맛’을 출시했다. 짜왕 매운맛은 기존 짜왕의 깊고 진한 간짜장 소스에 고추의 톡 쏘는 매운맛이 어우러진 짜장라면이다. 농심은 매운맛을 내기 위해 고추를 통째로 다져서 특제소스에 담았다. 또 고추를 동결 건조해 만든 분말을 짜장 스프에 넣어 매운맛을 더욱 배가했다. 천재하 농심 홍보팀 과장은 “기존의 매운 라면은 고추 분말 등을 넣는 게 일반적이지만 짜왕 매운맛은 다진 고추를 그대로 넣었기 때문에 더욱 진하고 매운 풍미를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매운 라면의 시초라 불리는 농심의 신라면은 지금은 매운 라면 순위 ‘상위 10위’에도 들지 못한다. 그만큼 후에 출시된 라면들이 더 매워진 것이다. 하지만 1986년 첫선을 보였을 때는 특유의 매운맛으로 큰 인기를 끌었고, ‘사나이 울리는 신라면’이란 광고 카피로도 유명했다. 농심은 당시 신라면의 매운맛을 위해 전국에서 재배되는 모든 품종의 고추를 사들여 실험을 진행했고 ‘감칠맛’ 나는 매운맛에 집중했다.

한국의 매운 라면은 외국에서도 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구독자가 430만명에 이르는 일본의 유명 유튜버 기노시타는 최근 한국 매운 라면을 먹는 먹방을 유튜브에 올리기도 했다.

함종선 기자 js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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