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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로드] 신라면 스프부터 넣고 끓여야? 농심 전문가는 달랐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라면을 가장 맛있게 끓이는 법은 무엇일까요. 지난달 31일 농심의 경북 구미공장을 찾아 궁금증을 풀어보았습니다.

농심 구미공장 품질관리팀 관계자는 "무엇보다 라면 제품 뒷면에 쓰인 표준 조리법대로 끓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의외로 표준 조리법을 지키지 않는 소비자가 많다는 설명입니다. 이 관계자는 농심 신라면을 시범으로 끓여 주었습니다.

먼저 주요 조리 도구로 비커, 초시계, 양은냄비를 준비했습니다. 비커는 정확한 양의 물을 넣기 위해, 초시계는 가열 시간을 정확히 지키기 위해 필요합니다. 양은냄비의 경우 조리할 때 열전도율이 높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양은냄비는 재래시장 등에 가면 쉽게 살 수 있는데, 면발을 여러 조각으로 부수지 않고 처음 생산된 모양 그대로 담을 수 있는 평면적의 제품을 고르는 게 중요합니다.

농심 라면계량컵. 물의 양을 정확하게 잴 수 있다. [사진 쿠팡]

농심 라면계량컵. 물의 양을 정확하게 잴 수 있다. [사진 쿠팡]

당연한 말일 수도 있지만, 라면에 들어갈 물은 깨끗할수록 좋습니다. 믿을 만한 브랜드의 생수를 넣으라는 조언입니다.

냄비에 550mL의 물을 넣은 뒤 물이 팔팔 끓으면 본격적인 조리 단계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라면 제품 포장을 뜯고 면발을 넣은 다음 분말 스프와 건더기 스프를 넣습니다. 이 순서를 지키지 않고 스프류부터 넣으면 물이 갑자기 넘칠 수 있습니다. 스프가 먼저냐 면발이 먼저냐 설왕설래가 많지만 라면공장 전문가는 면발 먼저를 추천하는 겁니다. 이후로는 면발 전체가 물에 잠기도록 10초 정도 젓가락으로 눌러주는 게 좋습니다.

4분 30초 동안의 가열 시간 동안 기자가 평소 궁금해했던 점들을 물어봤습니다. "항간에는 '라면을 끓일 때 면발을 들었다 놨다 하면서 괴롭히면 더 쫄깃해진다'는 주장이 있는데 사실인가"란 질문에 공장 관계자는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오랜 기간 다양한 방법으로 조리 실험을 해본 결과, 처음부터 끝까지 끓는 물에 푹 익혀야 면발이 가장 쫄깃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면발을 들었다 놨다 하면 들어 올린 시간만큼 덜 익게 된다는 설명입니다.

기호에 따라 떡이나 계란, 치즈를 추가로 넣는 소비자들이 있는데요. 떡에 대해 공장 관계자는 개인 의견임을 전제하며 "개인적으로 신라면엔 떡국 떡 10개를 넣는 게 가장 맛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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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을 어떻게 끓이느냐보다 더 중요한 게 있었습니다. 생산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햇라면'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모든 음식이 그렇듯 라면도 갓 생산한 라면일수록 신선하고 맛있다는 게 공장 관계자의 팁입니다. 농심 라면의 경우 전국의 5개 공장(안양·안성·구미·부산·녹산)과 가까운 마트에 가야 햇라면을 확보할 확률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공장 관계자는 "구미공장 등에 견학을 오면 갓 생산한 라면을 선물로 받을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가 표준 조리법대로 끓여준 라면의 맛은 어떨까요. 지금껏 먹어본 라면 중 면발이 가장 고소하고 쫄깃쫄깃했습니다. 촬영을 위해 한동안 시간을 보냈는데도 잘 불지 않는 점 역시 인상적이었습니다.

한편 농심의 짜장 라면인 짜파게티 조리법과 관련해 공장 관계자는 "면을 끓인 뒤 스프를 넣고 물을 졸이는 소비자들이 많은데, 표준조리법에 따르면 잘못된 방법"이라며 "익힌 면을 냄비에서 꺼내 그릇에 담은 뒤 스프를 넣고 비벼 먹어야 맛있다"고 말했습니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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