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여왕개미 앞세운 붉은 불개미 830마리, 대구서 무더기 발견

중앙일보

입력

여왕개미 앞세운 붉은 불개미 830마리 대구에

붉은불개미. [중앙포토]

붉은불개미. [중앙포토]

대구시 북구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여왕개미 한 마리를 포함해 830마리의 붉은 불개미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바다가 있는 항만 컨테이너 부두가 아닌 내륙인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수백 마리의 붉은 불개미, 그것도 여왕개미까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환경부는 18일 "대구의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여왕개미 1마리, 공주 개미 2마리, 수개미 30마리, 일개미 770마리 등 830마리의 붉은 불개미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7일 환경 당국은 이 아파트 건설 현장 내 조경용 중국산 석재에서 붉은 불개미(Solenopsis invicta) 일개미 7마리를 발견했었다. 이후 환경전문가 10여명과 추가 조사를 벌이던 중 하루 만에 수천 개의 알을 낳는 여왕개미 등을 무더기로 발견한 것이다. 환경부 측은 "하지만 아파트 공사현장 주변 지역 조사에서는 붉은 불개미가 추가로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붉은불개미 여왕개미. [중앙포토]

붉은불개미 여왕개미. [중앙포토]

붉은 불개미가 발견된 조경용 석재는 중국 광저우 황푸항에서 출발한 8대의 컨테이너에 적재된 것으로 지난 7일 부산 한 부두에 입항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중국 산 석재는 부산 감만부두터미널로 옮겨져 지난 10~11일 개장된 뒤, 화물차에 실려 대구 아파트 건설 현장으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와 검역본부, 대구시는 붉은 불개미 예찰‧방제 매뉴얼에 따라 붉은 불개미가 주변 지역으로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발견지점과 주변 지역 방제에 나섰다. 발견지점에 대해 통제 라인을 설치하고, 조경용 석재(120여개)에 대해서는 약제 살포 후 비닐로 밀봉 조치했다. 조경용 석재를 운반한 빈 컨테이너에 대해서도 최종 위치를 확인해 소독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9월 28일 부산항 감만부두 야적장에서 붉은 불개미 1000여 마리가 처음 발견된 이후 국내에서 붉은 불개미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7번째이며, 부두가 아닌 내륙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붉은 불개미(Red imported fire ant)의 학명인 솔레놉시스 인빅타(Solenopsis invicta)에 들어가는 ‘invicta’는 무적(無敵)이란 뜻이다. 그만큼 공격적이고, 제거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들은 꽁무니의 독침으로 먹잇감을 공격한다. 하지만 사람이 개미집을 밟으면 다리를 타고 올라와 페로몬 신호에 따라 한꺼번에 침을 쏘기도 한다.

붉은 불개미에게 쏘이면 심한 통증과 가려움증을 느끼게 된다. 심한 경우 현기증과 호흡곤란 등 과민성 쇼크 증상도 나타난다. 미국에서는 매년 8만 명 이상, 지금까지 총 1400만 명이 붉은 불개미에 쏘였고, 이 가운데 10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살인 개미’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다.

붉은불개미.[사진 연합뉴스]

붉은불개미.[사진 연합뉴스]

하지만, 일부에서는 꿀벌이나 다른 곤충에 비해 붉은 불개미의 독이 독한 편이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미국 내 사망자 100명도 누적 숫자일 뿐 연간 사망자는 1~2명 수준이다.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치명적이지 않지만, 다만 노약자나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는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한번 쏘이면 피해가 없다고 하더라도 다음에 두 번째 쏘이면 면역반응 탓에 쇼크가 올 수도 있고, 한 번에 여러 마리에게 쏘이면 쇼크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대구=김윤호 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