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장병 5명 희생 마린온 추락 원인 ‘로터 마스트’ 파손 잠정결론

중앙일보

입력

해병대가 경북 포항시 남구 포항 비행장 활주로에 추락한 해병대 상륙기동 헬기 '마린온' 사고 현장을 언론에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해병대가 경북 포항시 남구 포항 비행장 활주로에 추락한 해병대 상륙기동 헬기 '마린온' 사고 현장을 언론에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5명의 순직자를 낸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 추락사고의 원인은 핵심 부품인 ‘로터 마스트’라는 부품의 결함 때문으로 잠정 결론났다.

17일 국방부 등에 따르면 합동조사위는 회전 날개와 동체를 연결하는 로터 마스트 결함 탓에 헬기가 양력을 상실하고 추락했다고 중간 결론을 내렸다.

로터 마스트는 엔진에서 동력을 받아 헬기 프로펠러를 돌게 하는 중심축이다. 제조공정상 문제로 이 부품에 균열이 발생해 사고 헬기의 시험비행 때 이륙 4~5초 만에 메인로터(주회전날개)가 떨어져 나가면서 추락했다는 것이다. 이 부품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가 항공기 제작업체인 프랑스의 에어버스 헬리콥터(AHㆍAirbus Helicopters)사로부터 수입한 부품이다. AH사 측 역시 이같은 조사 결과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조사 결과 육군의 수리온에서도 파열 직전 상태로 보이는 균열이 발견됐다”며 “해병대에 배치된 마린온 3대를 비롯해 육군의 수리온 90여대도 전수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합동조사위는 비행기록장치(블랙박스) 분석 결과 사고 당일 메인 로터(주 회전날개) 이탈 전까지 헬기는 정상적으로 작동했다고 파악했다. 또 비행조종과 엔진, 동력전달 계통 등에 대한 조사 결과 로터가 떨어져 나간 부분을 제외한 모든 계통은 정상 작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합동조사위는 향후 로터 마스트 제작공정을 좀 더 조사할 방침이다. 제조ㆍ장착 과정에서 KAI 측이 품질보증 절차를 제대로 거쳤는지도 살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연료 탱크 등 화재 원인과 관련한 추가 조사, 기체 진동과의 연관성 분석 등을 거쳐 최종 조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국방부는 원래 전날 유가족을 대상으로 중간조사 결과 브리핑을 하고 이날 오전 공식 발표하려다가 갑자기 21일로 연기했다. 국방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 “국방부는 어제(16일) 유가족분들께 사고조사위의 중간조사 결과를 설명했다”며 “일부 추가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따라 조사 결과를 보완해서 이른 시일 내에 설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