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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북 초대장 못받은 이재명…측근 "최문순 가는데, 당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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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회담 모습. [연합뉴스]

남북 정상회담 모습. [연합뉴스]

평양 남북 정상회담(18~20일)에 동행할 수행원 66명(공식 14명, 특별 52명)의 명단이 공개됐다. 특별수행원 명단에 박원순 서울시장과 접경지역 단체장 중 한 명인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포함됐다. 반면 또 다른 접경지역 단체장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제외됐다. 이 지사가 제외된 것을 놓고 경기도는 “(정부로부터) 요청이 없었다” 며 아무 일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동행을 추진한 경기도청 실무진들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재명은 "文·박원순·최문순 잘 다녀오세요" 트윗

이재명 경기도지사, 평양행 제외 왜

17일 도에 따르면 이 지사는 평양 정상회담이 열리는 기간 중국 톈진(天津)에 간다. 다보스포럼(Davos Forum)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다보스포럼은 세계의 저명한 기업인·경제학자·저널리스트·정치인 등이 모여 세계 경제에 관해 토론하고 연구하는 국제민간회의다.

‘경기도 국회의원 초청 정책협의회’에 참석한 이재명 경기지사 [사진 경기도]

‘경기도 국회의원 초청 정책협의회’에 참석한 이재명 경기지사 [사진 경기도]

이 지사도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중국행을 알렸다. 이 지사는 “4차 혁명시대, 기본소득과 지역 화폐의 필요성 논의하기 위해 18~20일 ‘다보스포럼’에 참여한다”며 “같은 기간 개최되는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을 기원하며 문재인 대통령님, 박원순 시장님, 최문순 지사님 잘 다녀오세요”라고 적었다.

포럼 준비를 위해 먼저 중국에 간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중앙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정상회담 동행 여부는 지사께서 결정하실 일”이라며 “정부로부터 (정상회담 동행 관련) 어떠한 요청이 들어 온 것은 없고 우리는 사전에 정해진 포럼 일정을 예정대로 추진해 왔다”고 말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8일부터 열리는 평양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자신의 SNS에 남긴 글 캡처 [사진 경기도]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8일부터 열리는 평양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자신의 SNS에 남긴 글 캡처 [사진 경기도]

"당혹스럽고 아쉽다”...실무진 반응

하지만 평양 동행을 추진했던 경기도청 실무진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도 했다. 이 지사가 명단에서 제외됐는데 접경지역 대표 단체장으로 최 지사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날 ‘이 지사의 평양행 동참에 대해 잘 모른다’고 했던 이화영 부지사는 지난 12일 다른 한 언론인터뷰에서 “이 지사가 정상회담 수행원으로 참석할 경우 일정이 겹치는 점을 감안, 방중 일정을 전면 취소할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실무급 한 관계자는 “평양 정상회담에 강원도가 가장 먼저 동행을 요청했다는 소식을 듣고 우리(경기도)도 부랴부랴 접촉을 시도했다”며 “접경지역 관련 사업 준비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고 했다.

이어 “처음에는 윗선(정부)에서 광역단체장 모두 데리고 가자는 얘기가 나와 일이 수월하게 끝나는 듯했다”며 “하지만 지난 14일 ‘광역단체장 모두 안 간다’는 동향보고가 있어 포기했는데 다음 날 강원도지사 등이 포함된 명단이 나온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당황스럽고, 아쉽다”고 덧붙였다.

경기도청 전경 [사진 경기도]

경기도청 전경 [사진 경기도]

다른 관계자도 “이 지사의 평양 정상회담 동행을 위해 여러 경로로 타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리 입장에서 아쉬운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용 경기도 대변인은 “지난해에 포럼에 참석한 것도 있고, 이 지사께서도 다보스포럼 참가를 위해 상당히 공을 들이셨다”며 “통일부 등과 동행 여부를 위한 실무급 접촉은 있었지만, 포럼 일정과 겹쳐 부득이 고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평양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16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남북정상회담 공식 수행원을 발표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평양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16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남북정상회담 공식 수행원을 발표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16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평양 정상회담에 참여하는 명단을 발표했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 14명의 공식 수행원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52명의 특별수행원 등 모두 66명이다.

특별수행원은 정치·경제·사회·노동·문화 등 각 분야에서 52명이 선정됐다. 바른미래당과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3당 대표가 동행하고, 재계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용환 현대자동차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4대 그룹 핵심인사 등이 방북 길에 오른다.

박 시장은 ‘전국시도지사협의회 의장’이란 명분으로, 최 지사는 ‘접경지역 단체장’이라는 명분으로 특별수행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수원=임명수 기자 lim.myou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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