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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완성도 놓고 논란 계속… '문제작' 다빈치 코드 국내 상영 첫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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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기독교계의 거센 반발로 화제가 된 영화 '다빈치 코드'가 18일 전국 450개 상영관에서 일제히 개봉됐다. 기쁜소식교회 신자들이 서울 신사동 한 영화관 앞에서 영화의 허구성을 알리는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김형수 기자

영화 '다빈치 코드'가 18일 오전 전국 450개 상영관에서 일제히 개봉했다. 신성모독이라는 기독교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원작 소설의 인기에 힘입어 관객이 많이 몰렸다.

서울 명동 CGV와 롯데시네마 등 주요 극장 앞은 아침 일찍부터 관객들로 붐비기 시작해 오전 10시 전후에 상영되는 첫 회의 영화표가 모두 팔려나갔다. 일부 극장에서는 직장인들이 퇴근하는 저녁 시간 상영분의 예매가 오전 10시 무렵 마감되기도 했다. 영화정보 인터넷 사이트 맥스무비에서는 이날 '다빈치 코드'의 예매율이 80%를 오르내렸다. 이 사이트를 통해 영화표를 예매한 관객 10명 중 8명이 '다빈치 코드'를 선택했다는 뜻이다.

'다빈치 코드'를 홍보하는 영화사 '젊은기획'의 윤숙희 대표는 "평일 첫 회 상영분이 매진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시사회 없이 바로 개봉했기 때문에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궁금증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추세라면 개봉 첫 주에 16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미션 임파서블 3'의 기록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영화를 본 관객들 사이에서는 부정적인 평가가 약간 우세했다. 국내에서만도 260만 부 넘게 팔린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했기 때문에 줄거리가 널리 알려져 있는 게 영화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요인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소설의 중요한 요소였던 고대 신화학.종교학.기호학 등에 대한 깊고 풍부한 해석이 영화 속에서는 시간 제한 때문에 충분히 표현되지 못한 것도 한계로 지적된다.

한 네티즌(ssoomin)은 "원작을 너무 재미있게 읽어서인지 기대를 잔뜩 하고 봤지만 허전함과 실망감을 동시에 느꼈다"고 말했다. 다른 네티즌(lifein819)은 "역시 소문난 잔치에 먹을 거 없다. 처음엔 기대했는데 갈수록 실망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반면 "소설 2권 분량을 영화로 담으려면 당연히 삭제되는 부분이 있겠지만 원작의 중요한 부분은 잘 넣어 볼 만했다"(subin21a)거나 "100점짜리 영화는 아니지만 80점 정도는 줄 만하다"(moneyplayer)는 긍정적인 반응도 있었다.

원작 소설에 나온 대로 종교적 논란이 될 만한 내용도 자주 눈에 띄었다. 주인공 랭던 교수(톰 행크스)와 소피(오드리 토투)가 파리 교외에 있는 티빙 경(이언 맥켈런) 집으로 피신한 장면이 대표적이다. 여기서 티빙은 '필립 복음서' 등 잘 알려지지 않은 고대 문서를 인용해 "예수가 신이라는 기독교의 교리는 조작됐다"며 "예수는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해 그 후손이 아직도 살아 있다"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 국내 최대 개신교 단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이날 서울.인천의 주요 극장에서 1인 시위를 하거나 전단지를 배포하며 '영화 안 보기 운동'을 벌였다. 한기총은 '다빈치 코드 상영 반대' 홈페이지에 영화를 보지 않겠다고 서명한 사람이 12만 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주정완 기자 <jwjoo@joongang.co.kr>
사진=김형수 기자 <kimh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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