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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꾸기 자동차 … 모란봉 자전거 … 압록강 타이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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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17일 평양3대혁명전시관에서 열린 '평양봄철국제상품전람회'. 1000여 명이 전시동을 둘러보고있다(사진위). 전람회장에서북한 여성들이카트를 밀며 음료수를 판매하고있다(사진아래). 평양=신동연·김춘식 기자

평양을 방문 중인 북한 경제 참관단(단장 현정택 한국개발연구원장) 일행은 사흘째인 17일 남측에선 처음으로 평양 서남부 평안남도 대안군의 대안친선유리공장을 방문했다. 대안친선유리공장은 2004년 7월 착공해 지난해 10월 준공한 최신식 공장으로 북.중 경제협력의 상징이다. 중국이 2000만 달러 규모의 설비와 자재 등을 지원하고 기술자 30여 명을 파견해 기술 지원까지 하고 있다. 이 공장 박정웅(39) 제1부지배인은 "2000년대 초 북측 내 모든 유리공장을 폐쇄하고 새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으며 이를 중국 측이 알고 지원을 해 건설됐다"고 밝혔다.

이 공장은 길이 380m의 건물 안에 300t 용량의 용해로 1기, 자동절단장 등이 한 생산라인으로 연결돼 있으며 두께 3mm 기준으로 연간 1000만㎡의 판유리를 생산한다. 이날 참관단 일원인 G-한신 대표 김한신씨는 이 공장의 판유리 수입 의사를 밝히고 견본을 요청하기도 했다. 참관단은 이어 평양시내 3대혁명전시관에서 열리고 있는 '제9차 평양봄철국제상품전람회' 전시장을 방문했다. 전시장에는 북측 기업인은 물론 평양 시민 등 1000여 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참관단도 1시간30분여에 걸쳐 전시장 내부에서 자유롭게 북한.중국 기업 등의 전시관을 둘러봤다. 전시장 규모는 실내외를 합쳐 1만㎡(3000평). 이곳엔 CNC선반(수치제어자동선반) 생산업체로 북한이 자랑하는 련하기계 등 북한 기업 21곳과 중국.러시아.스페인.스웨덴.시리아.이탈리아.태국 등 12개국 196개 기업의 전시 부스가 마련돼 있다.

전시장에는 각종 외화를 정기예금으로 받는다는 제일신용은행의 광고판도 세워졌고, '조선에서 사업을 같이할 대리인을 찾습니다'는 조선족 기업인의 광고판도 눈에 띄었다. 전시장 초입에 마련된 평화자동차 전시장에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뻐꾸기' 시리즈 등이 전시됐다. 모란봉 자전거.압록강 타이어 등 북한 기업들이 생산한 제품들도 곳곳에서 판매됐다. 자기 회사 제품 이름이 쓰인 어깨띠를 두른 여성 안내원들이 "할인해줄 테니 많이 사가라"며 호객하는 모습도 보였다. 주전자.손가방 등 중국 회사의 생활필수품이 비치된 전시관에는 평양 시민들이 달러를 꺼내 물건을 자유롭게 사는 모습도 보여 북한의 경제 사정이 나아지고 있음을 느끼게 했다.

참관단은 이어 평안남도 남포시의 영남배수리 공장과 남포항, 서해갑문, 평안남도 강서군 청산(리)협동농장 등을 돌아봤다.

영남배수리공장에선 차선모 북한 육해운성 해운담당 국장이 직접 나와 현황 설명을 하면서 참관단에 남북 경제협력의 확대를 강조했다. 차 국장은 "지난해 5만t급 선박의 수리가 가능한 제2 도크가 완성됐다"며 "같은 민족끼리 경제 활성화를 위해 남측 선박 수리에 이 공장을 적극 활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참관단의 정남수 ㈜STX 전략기획본부장은 "시설이 생각보다 잘 정비돼 있고 현대화돼 있다"며 "돌아가면 시범적으로 1~2척 수리를 맡기는 방안을 검토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참관단은 이날 남측 기업인에게 처음으로 공개된 북한의 대표적인 대규모 농장인 청산(리)협동농장에서 1000여 정보(300만 평)에 이르는 모내기 논과 부속시설을 직접 둘러봤다.

평양=특별취재단
사진=신동연 기자 <sdy11@joongang.co.kr>
사진=김춘식 기자 <cyjb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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