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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s] 영어면접 … "문법·발음보다 대화 능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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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회사 생활에서 중요한 것이 뭐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공사(公私)를 구분하고 조직문화를 존중하며 자기계발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고 대답했다. 입사 뒤 "논리적이고 침착한 대답에 점수를 잘 받았다"는 귀띔을 들었다. 그는 "국내파일수록 발음을 잘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알아듣지 못하게 불필요하게 혀를 굴리는 경우가 있다"며 "발음기호대로 또박또박 말하는 게 더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미국계 생활용품회사 P&G에 1일 입사한 오진우(26.(中))씨는 영어 면접 때 침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 1년간 교환학생으로 다녀온 경험이 있어 영어를 잘하는 편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어려웠던 일은 무엇인가" "리더십을 발휘해서 처리한 일은 뭔가" 등 구체적인 예를 들어야 하는 질문을 많이 받아 진땀을 뺐다. 오씨는 "침착하게 생각하기 위해 '생각할 시간을 좀 주세요(Let me think about it. Please give me a moment.)'라고 말했다"며 "20초 정도 생각한 뒤 또박또박 답했더니 결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지난달 한국hp 마케팅팀에 입사한 이유나(26.(下))씨는 "대화의 큰 맥락에 신경 쓰라"고 강조한다. 자기소개, 회사 지원 동기 등 예상질문을 준비했지만, 정작 받은 질문은 "힙합이 뭐죠(What is Hip-Hop)?" 였다. 힙합 동아리에서 활동했다는 이씨의 경력을 보고 나온 질문이었다. 그는 "당황해서 조금 더듬거렸지만, 면접관이 내가 영어로 대화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려 한다고 생각해 내가 힙합 음악에 대해 느끼는 애정을 설명하려 애썼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계 기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대화 능력"이라며 "문법.발음에 신경 쓰느라 정작 대화의 큰 흐름을 놓치면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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