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의자 차별 의전’을 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정상급이 아닌 외국 인사들을 만날 때는 높은 의자에 앉아 방문자들을 내려다보는 모양새를 만들곤 한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등이 ‘자리 굴욕’의 피해자가 되기도 했다.
이런 아베 총리가 서훈 국정원장을 만날 때는 의전에 신경 쓰는 모습을 보여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0일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로 도쿄 총리 관저를 방문한 서 원장은 아베 총리와 같은 의자에 앉았다. 서 원장은 이날 정부 특사단의 지난 5일 방북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아베 총리를 예방했다. 서 원장은 앞서 지난 3월 방북 직후에도 일본에 와서 아베 총리에게 방북 결과를 설명한 바 있다. 또 지난 남북 정상회담 직후인 4월에도 일본에서 아베 총리를 만났다.
아베 총리는 서 원장을 만날 때마다 이례적으로 본인과 똑같은 의자를 내주곤 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의중 등 북한 정보가 필요한 아베 총리가 서 원장을 특별히 대우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아베 총리는 이날 서 원장에게 “김정은과 직접 만날 때가 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일본이 6월부터 추진해온 북일 정상회담이 가시화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